대기업 716만원 vs 중기 351만원…월평균 임금격차 10년새 298만→365만원

중기서 대기업 이직 5~6%뿐…청년 취업도 3.6개월 늦춰
"기업 보조금보다는 청년 직접 지원해 실질임금 높여야"

지난 17일 울산 남구 문수체육관에서 열린 2026 울산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가 채용 공고를문을 읽고 있다. 2026.6.17 ⓒ 뉴스1 박정현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대기업 직장인의 월평균 임금이 중소기업의 2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청년들이 더 좋은 일자리를 잡기 위해 노동시장 진입을 미루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민순홍 산업연구원(KIET) 부연구위원은 29일 발표한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청년 취업-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격차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지연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취업활동통계등록부를 활용해 15~64세 소득이 있는 상용 임금근로자의 일자리 현황을 전수 분석했다. 그 결과 대기업 일자리는 전체 상용 임금 일자리의 12% 수준을 10년째 유지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2015년 43%에서 2024년 39%로 4%포인트 줄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의 대기업 종사자 비중이 2%포인트 감소한 반면 40~50대는 약 3%포인트 늘어, 기존 대기업 종사자의 근속 기간은 길어지는데 청년층의 신규 입직은 점차 어려워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중소기업 월평균 임금은 2024년 351만 원으로 대기업(716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 비율은 2015년 43%에서 2024년 49%로 다소 개선됐지만, 명목 임금 격차 자체는 2015년 298만 원(대기업 525만 원, 중소기업 227만 원)에서 2024년 365만 원으로 오히려 더 벌어졌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격차는 더 커졌다. 20대는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의 60% 수준까지 따라붙지만 50대에서는 43%(2024년 기준)까지 떨어졌다. 보고서는 25~49세 평균 임금 차이만 단순 계산해도 대기업 입직이 중소기업보다 생애소득 10억 원 이상의 우위를 가져다주는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대기업은 40대 이후에도 연공성에 따른 임금 상승이 꾸준히 이어지지만, 중소기업은 개인 간 편차가 크고 50대 중위소득이 40대보다 낮아지는 임금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 소득 안정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중소기업에 입직한 뒤 경력을 쌓아 대기업으로 옮기는 길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기준 15~64세 상용 임금근로자의 65.7%가 전년도 일자리를 그대로 유지했고(2015년 대비 4.5%포인트 증가), 21.5%는 일자리를 옮겼지만 대부분 비슷한 규모의 기업 간 이동이었다.

일자리 이동이 가장 활발한 20대조차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옮기는 비율은 5~6% 수준에 그쳤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 비율은 더 낮아졌다. 보고서는 경력을 쌓아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진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임금 격차와 이동성 저하는 청년들의 취업 준비 기간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가 2년 전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4년제 대졸자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영향으로 졸업을 약 1개월, 노동시장 진입을 약 3.6개월 유예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2018년 이전 1.5년이던 졸업 후 노동시장 진입 유예 기간은 코로나19를 거치며 2025년 기준 3년까지 늘어났다.

민 부연구위원은 "대기업이 임금과 소득 안정성 측면에서 절대 우위에 있고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아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청년들이 취업 준비 기간을 늘리더라도 더 좋은 일자리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중소기업에 입직하는 청년들의 실질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청년지원정책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민 부연구위원은 대-중소기업 격차 완화가 근본적인 해법이지만 기업 간 생산성 차이를 유발하는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처럼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방식보다는 청년에게 직접 지원해 실질임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하고, 비슷한 청년지원사업이 이름만 바꿔가며 바뀌는 일이 없도록 지속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