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생산 2년째 뒷걸음질…외환·금융위기 넘은 '장기 불황'

4월 건설생산 5.5%↓…건축 6.4%·토목 2.8% 줄어
건설투자 회복도 둔화 전망…AI·SOC 투자가 완충

서울 시내의 아파트와 빌라 모습. 2026.6.3 ⓒ 뉴스1 김민지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건설업 생산이 2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장 감소 기간을 모두 넘어섰다. 통계 작성 이래 가장 긴 감소세다.

28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올해 4월 건설업 생산(불변)은 전년 동월보다 5.5% 줄었다. 부문별로는 건축 생산이 6.4%, 토목 생산이 2.8% 각각 감소했다.

건설업 생산은 2024년 5월부터 24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1997년 7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외환위기 당시 연속 감소 기간은 7개월,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12개월로, 이번 감소세가 두 시기를 모두 웃돈다.

건설업 생산 통계는 1997년 7월부터 작성돼 전년 동월 대비 비교는 1998년 7월부터 가능하다. 외환위기 초기 일부 통계가 비어 있는 점을 고려해도, 당시 연속 감소 기간은 이번보다 짧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 부진의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공사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꼽힌다. 코로나19 시기 전 세계적으로 풀린 유동성이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를 끌어올려 공사비가 크게 상승했고,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에는 PF 시장이 얼어붙으며 자금 조달까지 어려워져 건설경기 부진이 길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건설수주 등 선행지표가 올해 들어 반등하면서 하반기부터는 건설업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런 전환이 곧바로 경기 회복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건설 실적이 워낙 부진했던 만큼 기저효과 영향이 크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건설업계가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건설투자 회복 전망을 낮춰 잡았다. 한은은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건설투자가 지난해(-9.8%)의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0.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2월 전망치(1.0%)보다 0.4%포인트 낮춘 수치다. 내년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도 1.5%에 그쳤다.

한은은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건설경기 부진을 일부 완화하겠지만 공사비 상승과 건자재 수급 차질 등으로 회복세가 당초 전망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