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업체 갑질' 쿠팡, 30억 상생안 최종 확정…상품 판촉·광고 지원

공정위, 쿠팡·씨피엘비 동의의결안 확정
하도급업체에 상품 개발·판촉·광고·박람회 지원 등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2026.5.6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판촉행사 비용을 하도급업체에 전가한 의혹을 받은 쿠팡이 정부 제재 대신 약 30억 원 규모의 상생방안을 마련해 업체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 씨피엘비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동의의결안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쿠팡과 씨피엘비의 하도급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었다. 씨피엘비는 쿠팡의 100% 자회사로, 쿠팡의 자체브랜드(PB) 상품 제조위탁과 판매사업 등을 하고 있다.

이들은 2022년 10월부터 PB 상품을 제조 위탁하면서 314개 수급사업자(하도급업체)에게 법정사항을 기재하지 않거나 기명날인이 되지 않은 서면을 교부한 혐의를 받았다.

또 이들이 94개 수급사업자에게 약정에 없는 PB상품 판촉행사를 하면서 공급단가를 인하한 협의도 있다.

이에 2개사는 지난 3월 공정위에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2개사와 잠정동의안을 마련해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진행했다.

의견수렴에 참여한 수급사업자들은 시정방안에 대해 긍정 의견을 제출했다. 이에 공정위는 최종 동의의결안을 확정했다.

동의의결이란, 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업자가 신청하는 제도다. 사업자가 스스로 피해구제, 거래 질서의 개선 등 자진시정 방안을 제시하면, 공정위는 이해 관계인 등의 의견수렴을 거치게 된다. 이후 사업자가 제안한 시정 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다.

동의의결안 확정에 따라 쿠팡과 씨피엘비는 총 30억 원 규모의 상생 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

우선 2개사는 수급사업자를 대상으로 상품 개발, 생산 및 납품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등 10억 5000만 원을 지원한다. 이에 따라 판촉 비용을 부담한 94개 수급사업자에게 1000만 원씩 지급하고 잔액은 서면 발급 의무 위반 관련 수급사업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2개사는 인터넷사이트, 모바일앱에서 수급사업자의 PB 상품에 대한 광고비용 등 10억 원을 지원한다.

아울러 수급사업자의 PB 상품을 대상으로 현장 박람회(디지털유통물류대전 전시회 등) 참가·출품 등 오프라인 홍보비용 4억 5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수급사업자들의 거래내역을 기준으로 '우수 수급사업자'를 선정해 상금과 판촉행사 등 1억 원을 지원한다.

PB 상품의 개발과 관련한 컨설팅 서비스 제공 및 해외시장 판로 개척 비용 등 4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부당한 하도급대금 관련으로 단가 인하가 된 수급사업자들에게 상품 개발을 지원하는 금액(10억 5000만 원)이 이 사건의 전체 단가 인하 금액(총 7억 원)을 상회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상생 방안 규모(30억 원)가 예상 과징금액(최소 6억∼최대 11억 원)의 약 3~5배가 돼 수급사업자의 매출 증대, 판로 개척 등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신청인들이 동의의결을 성실하게 이행하는지 분기별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