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원전은 AI 전력수급, SMR 수출 카드…과제는 인허가·수용성
충분한 부지 확보…대형원전 추가 건설 가능성도
SMR 실증로 마련…차세대 원전 수출 기반 구축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후보 부지가 확정되면서 정부의 신규 원전 전략도 구체화됐다. 대형 원전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SMR은 국내 실증을 거쳐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대형 원전은 1기당 1000~1700㎿ 규모로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저 전원 성격이 강하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대형 원전 2기 2.8GW가 반영돼 있으며 2037~2038년 도입이 목표다.
이번에 선정된 영덕군은 과거 천지원전 예정 구역으로 지정됐던 지역인 데다 원자로 4기 수용이 가능한 규모의 부지를 신청해 향후 추가 원전이나 SMR 배치까지 검토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평가에서는 부지 적정성과 주민 수용성이 당락을 갈랐다. 대형 원전 후보지 평가에서 영덕군은 91.01점을 받아 울산 울주군 82.63점을 앞섰다. 영덕군은 부지 적정성 23.20점, 환경성 21.80점, 건설 적합성 22.27점, 주민 수용성 23.74점을 받았다. 울주군은 각각 21.60점, 20.20점, 21.20점, 19.63점이었다. 총점 차는 8.38점이었다.
SMR은 통상 300㎿ 이하 원자로를 모듈 형태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방식이다. 대형 원전보다 출력은 작지만, 공사 기간과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산업단지나 데이터센터 인근에 분산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SMR 실증로 1기 0.7GW가 반영됐으며 2035~2036년 도입을 목표로 한다.
SMR은 수출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게 학계와 업계 시각이다. 한국 원전 수출은 그동안 대형 원전 중심이었지만, 국내 SMR 실증로가 확보되면 차세대 원전 수출 실적을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SMR은 127개다. 이 가운데 74개를 분석한 결과 미국이 27개로 가장 많았고 프랑스 10개, 일본 6개, 중국·러시아 각 5개, 한국 4개 순이었다.
SMR 후보지 평가에서는 부산 기장군이 87.11점으로 경북 경주시 84.56점을 넘어섰다. 기장군은 부지 적정성 21.60점, 환경성 20.00점, 건설 적합성 23.60점, 주민 수용성 21.91점을 받았다. 경주시는 각각 19.80점, 20.80점, 23.93점, 20.03점이었다. 경주시는 환경성과 건설 적합성에서 기장군보다 높았지만, 부지 적정성과 주민 수용성에서 밀리며 총점에서 뒤졌다.
후보 부지 선정이 곧 착공을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건설까지는 환경영향평가와 원전 인허가, 지역 협의, 송전망 확충 등 절차가 남아 있다. 영덕과 기장이 모두 경상권에 위치하면서 원전과 송전망 부담이 특정 지역에 집중된다는 지적도 이어질 수 있다.
대형 원전은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해야 하고, SMR은 국내 실증을 수출 경쟁력으로 연결해야 한다. 결국 향후 과제는 인허가 속도와 지역 수용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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