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 수출물가 상승률 28년만에 최고…수입물가는 둔화
수출물가 전월比 0.3%↑·전년比 46.9%↑…수입물가는 전월比 0.3%↓
한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등 불확실성 남아"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지난달 수출물가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약 28년 만에 전년 동월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전월 대비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6년 5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6.9% 오르면서,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3월(57.1%)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동전쟁 발발 이후 수출물가는 3월(29.5%), 4월(41.3%), 5월(46.9%) 등 3개월 연속으로 상승폭이 커졌다.
지난달 수출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달러·원 환율이 월 평균 1490.11원을 기록한 상황에서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전년 동월 대비 104.0% 급등한 것이 꼽힌다. 해당 품목의 수출물가지수는 208.98을 기록하며, 2010년 7월(217.32) 이후 15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를 살펴보면, 반도체 디램(DRAM) 수출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59.7%, 플래시메모리는 223.0% 상승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AI 투자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공급 확대가 수요에 비해 충분치 못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당분간 수급불균형이 수출물가 상승세에 영향을 줄 듯하다"고 말했다.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7.8% 올랐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확기기와 1차 금속제품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14.7% 상승했다. 수출금액지수는 56.8% 급등하며 3월 이후 50%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지난 4월(-2.1%)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지난달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103.15달러로 전월(105.70달러)보다 2.4% 하락했다. 이에 따라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한 원재료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0% 떨어졌다.
중간재의 경우 석탄 및 석유 제품 등은 내렸으나, 1차금속제품 등이 올라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전월대비 0.3% 상승했다.
다만 수입물가도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4.8% 올랐다.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5% 하락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7% 상승했다.
수입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기계 및 장비 등이 증가해 전년 동월대비 5.2%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21.3% 상승했다.
교역조건 지표는 개선흐름을 이어갔다. 5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시차적용, 36.8%)이 수입가격(15.3%)을 웃돌아 전년 동월대비 18.7% 상승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18.7%)와 수출물량지수(14.7%)가 모두 오르며 전년 동월대비 36.1%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한 가운데 한은은 이달 수입물가의 상방압력이 다소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팀장은 "6월에는 미국과 이란 종전에 합의하면서 수입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며 "정도는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안정세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 것인지,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받을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종전 합의 이후에도 얼마나 중동지역에 석유 시설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을지,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어느 정도 정상화될 것인지에 따라서 유가나 원자재 가격, 환율 추이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그런 요인들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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