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쇼크'에 고용시장 흔들…17개월 만에 취업자 감소, 4만명↓(종합2보)
청년 취업자 25.5만명↓ 5년4개월 만에 최대…43개월 연속 감소
제조업 14만명 급감…정부 "고용시장 회복시기 예단 어려워"
- 임용우 기자,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전민 기자 = 지난달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4만 명 감소하며 계엄 사태 이후 17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중동전쟁 장기화 여파로 제조업과 농림어업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확대된 영향이다.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제조업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수출 호조가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는 14만 명 줄어 7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청년층 고용도 악화됐다. 청년(15~29세) 취업자는 25만 5000명 감소해 43개월 연속 줄었으며, 감소폭은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 1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정부는 중동전쟁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고용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종·계층별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1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912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 명(0.1%) 감소했다.
취업자 수는 지난 2월 23만 4000명, 3월 20만 6000명, 4월 7만 4000명 등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왔으나 지난달 감소세로 전환했다.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계엄 사태가 발생했던 2024년 12월(-5만 2000명)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3%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p) 하락했다. 2021년 2월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다만 월간 통계 기준으로는 5월 기준 역대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70.2%로 전년보다 0.3%p 하락했으나,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5월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17만 1000명, 30대가 6만 2000명, 50대가 2만 5000명 각각 증가했다. 반면 20대는 25만 1000명, 40대는 4만 3000명 각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보다 25만 5000명 줄어 4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는 2021년 1월(-31만 4000명)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청년층 고용률은 43.8%로 전년보다 2.4%p 하락해 2021년 1월(-2.9%p)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청년층은 인구가 감소하는 연령대지만 인구 감소 폭보다 취업자 감소 폭이 더 컸다"며 "최근 기업들이 공개채용보다 수시채용과 경력 채용을 선호하면서 청년 취업이 지연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청년층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산업·인구구조 변화 같은 구조적 문제와 기업의 수시·경력 채용 확대에 경기적 요인까지 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21만 2000명(6.5%),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 4만 4000명(8.0%), 운수및창고업 3만 6000명(2.1%) 등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제조업 14만 명(-3.2%), 농림어업 12만 1000명(-8.2%),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8만 9000명(-5.9%) 등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은 2019년 2월(-15만 1000명)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가장 크다. 도매 및 소매업도 3만 6000명(-1.1%) 감소하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빈 국장은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했던 기저효과에 더해 중동전쟁 장기화로 일부 업종에서 수급 차질이 있었고, 자동차·고무플라스틱 등에서 취업자가 줄었다. 식료품도 감소 전환하는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 취업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수출이나 반도체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가 제조업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 수준에 그쳐 수출 증가가 제조업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신청 기간이 4월 말부터 시작돼 운수 및 창고업, 숙박 및 음식점업 등 내수 업종에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중동전쟁이 장기화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 수급 차질 등이 발생하면서 취업자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수출 증가세에도 자동차, 식음료품 등의 수출이 감소한 데다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 사고 등의 영향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실업자는 87만 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 5000명(3.0%) 증가했다. 실업률은 2.9%로 전년보다 0.1%p 상승했으나 1999년 이후 5월 기준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청년층 실업률은 7.2%로 전년 동월 대비 0.6%p 상승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5.2%로 전년보다 0.4%p 하락했으나 1999년 6월 이후 5월 기준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598만 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만 4000명(1.7%) 증가했다. 취업준비자는 61만 8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 1000명(-6.2%) 줄었다.
구직단념자는 33만 7000명으로 전년보다 9000명 감소했다.
적극적인 구직활동 없이 쉬고 있는 '쉬었음' 인구는 243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 7000명(2.0%) 늘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8만 4000명(7.9%) 증가한 반면, 15~29세 1만 2000명(-3.0%), 30대 1만 명(-2.7%) 각각 감소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중동전쟁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고용시장 회복 시기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업종·계층별 일자리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고용안정지원조치 시행과 보완 과제 발굴 등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청년고용 개선을 위해 역량 강화와 일경험 프로그램 등 청년뉴딜 추진방안 핵심 과제를 속도감 있게 집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X(인공지능 전환)·GX(녹색 전환) 등 급속한 산업구조 전환이 일자리에 과도한 충격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조속히 수립해 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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