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영업이익률 5.4→6.2% 개선됐지만…10곳 중 4곳은 이자도 못 갚아

번 돈으로 이자 못 낸 기업 39.9% '역대 최고'
삼전닉스 빼면 영업이익률 4.9% 제자리…중소기업은 하락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시민들이 반도체 제조 장비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안은나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개선됐지만,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대기업 중심의 실적 개선이 전체 지표를 끌어올린 반면 기업 간 양극화는 심화된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5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39.9%로 전년보다 1.4%포인트(p)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3년 이후 최고치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대출 이자로 나눈 값이다. 비율이 100% 미만이면 기업이 영업해서 번 돈이 대출 이자에도 미치지 못했음을 가리킨다.

전체 조사 대상의 이자보상비율은 평균 369.8%로 전년(305.8%)보다 개선됐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높아지고 금융비용부담률이 낮아진 영향이다.

이미주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반도체 가격이 상승한 게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비제조업은 전기요금 인상 및 에너지 가격 하락 등으로 전기가스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팀장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높아진 것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 많이 판매되고 반도체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반도체 생산 주요 대기업 2곳의 영업이익률이 크게 높아진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계산한 전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4년과 지난해 모두 4.9%로 같았다. 두 반도체 대기업을 제외하면 전체 기업 수익성 개선 폭이 크지 않았던 셈이다.

차입이 없는 무차입 기업 비중은 9.7%로 전년(11.0%)보다 1.3%p 축소됐다.

이자보상비율이 0%를 밑돌아 영업적자를 쓴 기업 비중은 28.2%로, 전년(26.2%) 대비 2.0%p 확대됐다.

이번 조사는 외부감사대상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3만 4456곳의 경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영리법인 약 96만 개 전체를 조사하는 연간 기업경영분석과는 차이가 있다.

국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24년 4.2%에서 지난해 2.5%로 하락했다. 다만 이는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여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 팀장은 "전자·영상·통신장비의 매출액 증가율이 2024년 21.6%에서 지난해 15.1%로 낮아진 것은 2023년 증가율이 마이너스(-) 15.9%였던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라며 "지난해 15.1%도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제조업(5.2→3.2%)의 경우 석유정제·코크스와 화학물질·제품을 중심으로, 비제조업(3.0→1.6%)은 건설업과 운수·창고업을 중심으로 둔화됐다.

이 팀장은 "석유화학 시장이 중국발 글로벌 공급 과잉 여파로 가격이 많이 하락하고 마진이 떨어지면서 매출액 증가율이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기업 수익성을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평균 6.2%로 전년(5.4%)보다 개선됐다. 기업이 1000원어치를 팔아 62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이는 2013년 통계 집계 이후 네 번째,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6.3%로 전년(5.2%)보다 개선됐다.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내 기업들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103.4→98.3%)과 차입금의존도(28.4→27.3%) 역시 개선 양상을 보였다. 부채비율이 100%를 밑돈 것은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다만 반도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평균 지표 개선에도 중소기업 수익성은 악화되며 양극화 양상은 이어졌다.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4년 5.6%에서 지난해 6.6%로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4.8%에서 4.6%로 하락했다.

이 팀장은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수익성은 상승한 반면에 중소기업은 하락했다"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