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1700곳 폐업…원두값 급등·저가 커피 공세에 문 닫는 동네카페

수입물가 14% 껑충·브라질 가뭄 지속…원가 누적에 2년 연속 감소
"저가 브랜드 1곳 들어서면 매출 반토막"…출점경쟁에 밀려난 동네카페

서울 도심에서 점심시간에 직장인이 커피를 마시는 모습. ⓒ 뉴스1 김진환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전국 커피음료점이 1년 새 1699곳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원가 부담이 누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 원두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주요 산지의 작황 불확실성까지 이어지며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저가 커피 브랜드의 출점 경쟁이 심화되면서 개인 카페를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가 나타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커피음료점 2년 연속 감소…1년 새 1700여곳 없어졌다

7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올해 4월 전국 커피음료점 사업장 수는 9만 3551개로 전년 동월(9만 5250개)보다 1699개(-1.8%) 감소했다.

커피음료점은 2024년 4월 9만 6300개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9만 5250개, 올해 9만 3551개로 2년 연속 줄었다.

4월 기준 통계가 처음 집계된 2018년 4월 4만 6466개에서 2024년 4월 9만 6300개까지 매년 늘었던 흐름과 대비된다. 6년 사이 2배 넘게 불어났던 커피음료점이 고물가와 비용 부담 속에 감소세로 돌아선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의 커피 가격 부담도 커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상 커피 품목은 142.52로 전년 동월(134.66)보다 5.8% 상승했다.

생산 단계의 가격 부담은 소비자물가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올해 5월 커피 및 차류 생산자물가지수는 129.81로 전년 동월(121.51) 대비 6.8% 올랐다.

한은 수출입물가지수상 커피 수입물가지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화 기준 커피 수입물가지수(2020년=100)는 올해 4월 304.05로 전년 동월(266.02)보다 14.3% 상승했다.

서울의 한 커피 전문점에서 고객들이 커피 원두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신웅수 기자
커피 수입·생산물가 부담…국제 원두가격도 높은 수준

국제 원두 가격은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지난 4일(현지시간) 파운드당 247.15센트로, 1년 전보다 30.93% 낮았다. 지난해 2월 파운드당 440.85센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다만 급등 전 가격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FRED에 집계된 IMF의 '기타 마일드 아라비카 커피'(Other Mild Arabica) 가격은 지난 3월 기준 파운드당 334.11센트로, 2019~2023년 연평균 가격인 189.50센트보다 76.3% 높았다.

FRED에 따르면 아라비카 연평균 가격은 2024년 255.44센트에서 2025년 383.10센트로 뛰었다.

원두 수급 여건에도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미국 농무부(USDA)는 2025~20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1억 7880만 포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세계 소비도 1억 7390만 포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기말 재고는 5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봤다.

주산지별로는 브라질 커피 생산량이 6300만 포대로 전년보다 200만 포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아라비카 생산량은 가뭄과 고온 영향으로 600만 포대 감소한 3800만 포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베트남은 기상 여건 개선 등으로 생산량이 3080만 포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콜롬비아는 과도한 강우와 흐린 날씨 영향으로 생산량이 1380만 포대로 줄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주문을 하고 있다. ⓒ 뉴스1 조태형 기자
업계 관계자 "저가 프랜차이즈 과밀 출점에 개인 카페 수익성 악화"

업계에서는 원두값 부담뿐 아니라 저가 프랜차이즈의 과밀 출점과 임대료·인건비 부담이 맞물리면서 개인 카페를 중심으로 폐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통계적으로 보면 저가 프랜차이즈보다 개인 카페의 폐점률이 더 높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저가 프랜차이즈 매장이 동네에 하나 들어오면 주변 개인 카페 3~4곳이 영향을 받고, 매출이 30~40%, 많게는 50% 이상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고 이사장은 "저가 프랜차이즈는 계속 확장하는 반면 동네 개인 카페들은 폐점률이 높아지는 구조"라면서 "카페 운영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부담은 임대료이고, 그다음이 원두 가격과 인건비"라고 덧붙였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