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복날 다가오는데…" 닭고기 값 25% 급등에 '치맥·삼계탕' 비상

육계 1kg 가격 5300원대서 6683원으로 껑충…AI 확산·생산비 상승 직격탄
가격 압박에 중량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도 확산…정부, 할인 지원 총력

지난해 중복(中伏) 경기 수원시 장안구청 구내식당에서 열린 복달임 행사에서 구청 직원들이 삼계탕을 배식받고 있다.ⓒ 뉴스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과 치킨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를 앞두고 닭고기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동절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공급 감소와 생산비 상승 영향으로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름 성수기 진입을 앞두고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육계 1kg 가격은 668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693원)보다 17.4% 상승했다. 최근 1년 사이 최저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 28일(5351원)과 비교하면 24.9% 오른 수준이다.

월드컵·초복 특수 앞두고 닭고기 값 상승세 지속 전망

닭고기 가격의 상승 흐름은 각종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4월 닭고기 소비자물가지수는 139.37(2020년=100)로 전년 동월(131.77) 대비 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계탕 물가는 2.9%, 치킨은 2.5% 올랐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이 공개한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도 지난달 1만 8154원으로, 전년 동월(1만 7500원)보다 3.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동절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살처분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름세를 보인 닭고기 가격은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가 본격화하기 전임에도 가격이 평년 수준을 웃돌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공급 감소와 생산비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사료비와 인건비, 물류비 등 생산 전반의 비용이 높아진 데다 일부 지역의 질병 발생과 기상 여건 악화가 사육 마릿수 확대를 제한하면서 공급 증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는 월드컵 특수와 초복·중복·말복 등 전통적인 보양식 수요가 겹치면서 치킨과 삼계탕 소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여름철 성수기에 접어들수록 닭고기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당분간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생닭 가격은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식업체와 프랜차이즈 역시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닭고기가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만큼 가격 상승이 체감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서울 시내의 한 치킨매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이호윤 기자
가격 인상 제한 압박에 확산하는 '슈링크플레이션'

원재료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강화되면서 가격 인상 대신 제품 용량을 줄이는 방식의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는 지난 1일부터 닭다리살 순살·윙봉·통다리 메뉴의 중량을 조정했다. 닭다리살 순살 메뉴는 조리 전 기준 800g에서 700g으로 줄였고, 윙봉은 930g 이상에서 850g으로, 통다리는 905g 이상에서 820g으로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단기적으로는 가격 인상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부담이 다른 형태로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가격 인상 대신 우회적으로 부담을 넘기는 구조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도 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 안정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부터 육용종란(병아리용 종란) 800만 개를 수입한 데 이어 추가로 900만 개 수입을 추진 중이다. 수입이 계획대로 완료될 경우 올해 육계 공급량은 7억 7170만 수 수준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닭고기(통닭) 정부 할인 지원 행사(6월 18일~7월 1일)와 닭고기자조금을 활용한 납품단가 인하(7~8월)도 추진한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와 중소형마트에는 마리당 1000원 이상 낮아진 가격으로 닭고기가 공급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축산물 수급 상황과 가격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소비자 부담 완화와 안정적인 공급 기반 유지를 위해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