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주요국 재정개혁 점진적 수준 그쳐…과감한 구조개혁 필요"

회원국 국가채무 GDP 대비 73%→110%…이자지출도 1.9%→3.3%로 불어
주요국 연금·의료 등 개혁 집중…벨기에 등 정년연장 추진

(기획예산처 제공)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요국의 재정 개혁이 대체로 점진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보다 과감한 구조 개혁 논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28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OECD는 전날(27일) 회원국들의 재정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주요국의 재정개혁 사례를 분석한 '공공재정 회복'(Restoring Public Finances)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프랑스 파리에서 전날부터 이날까지 개최된 OECD 공공재정회복 포럼과 제48차 고위예산당국자위원회(SBO) 연례회의의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국가채무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평균 73% 수준에서 2024년 약 110%까지 치솟았다. 국가채무 이자지출도 2020년 GDP 대비 1.9%에서 2025년 3.3%로 늘어나는 등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OECD 회원국들이 추진 중인 지출 구조조정과 재정개혁 방향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했다. 오스트리아처럼 전 부처·전 분야를 대상으로 지출 증가율을 전반적으로 억제하는 '종합적 전략', 캐나다처럼 정책 우선순위를 재조정해 경상지출을 중심으로 효율화를 추진하는 '선택적 전략', 덴마크·아일랜드·노르웨이·스웨덴 등이 추진 중인 노동시장 참여 확대와 공공부문 디지털화를 통한 중장기 '구조적 개혁'이다.

보고서는 특히 급증하는 사회지출에 대한 대응으로 연금·의료·장기요양 분야 개혁에 집중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OECD 회원국의 연금 지출은 2023년 기준 GDP 대비 평균 9.4%로 가장 큰 재정지출 항목 중 하나이며, 고령화 심화로 향후 재정 부담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주요국들은 정년과 연금 수급연령 상향, 보험료율 인상,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벨기에는 2030년까지 법정 정년을 65세에서 67세로, 덴마크는 2040년부터 정년을 69세에서 70세로 높일 계획이다. 한국도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2033년까지 13%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의료, 장기요양 분야 지출도 2023년 기준 OECD 평균 GDP 대비 약 7%로, 가장 큰 재정지출 분야 중 하나로 지목됐다. 주요국들은 고가 의약품 관리 강화, 입원 중심 의료체계의 외래 중심 전환, 예방의학 확대 등을 통해 의료비 증가를 억제하고 있다. 일본은 약가 조정과 의약품 가격 통제 강화를 통해 제약지출 증가세를 관리하고 있으며, 원격의료와 행정절차 간소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 시도도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주요국의 재정개혁이 전반적으로 점진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령화·저성장·안보비용 증가 등 구조적 재정 압박을 감안하면 보다 과감한 구조개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획처는 "이번 OECD 보고서가 주요국의 재정개혁 흐름과 정책 방향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우리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과 재정 효율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적극 참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