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쉬는 날 평일로 바꾸자…마트도 전통시장도 매출 늘었다

KDI "온라인소비 대체 효과…의무휴업 평일전환 적극 검토해야"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역할 달라…독립적인 유통채널로 기능"

서울의 한 대형마트. 2026.5.6 ⓒ 뉴스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전환한 지역에서 대형마트 매출은 증가했지만, 우려와 달리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매출 감소는 뚜렷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시장 매출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이후 대구와 서울(서초·동대문구)의 대형마트 매출은 각각 4.66%, 2.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통시장 등 농축수산·전통유통 매출도 각각 2.17%, 12.79% 늘었다.

반면 온라인 소비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소비 수요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일부 이동시킨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통시장 매출 감소 제한…온라인 소비 대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KDI FOCUS: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시사하는 유통정책의 전환 방향'을 발표했다.

지난 2023년 2월 도입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은 8개 시군구에서 올해 2월 기준 30개 시군구로 늘었다.

참여 대형마트는 18개소에서 67개소, 준대규모점포는 47개소에서 245개소로 각각 증가했다.

KDI 분석 결과,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이후 대형마트 매출은 주요 지역에서 일관된 증가세를 보였다.

의무휴업일 전환 이후 대형마트 매출은 대구 4.66%, 서울 2.77%, 부산 사하·강서·동·수영구 6.22%, 부산 동래구 7.90% 각각 증가했다.

KDI는 주말 영업 제한이 완화되면서 제약됐던 소비가 일부 회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진국 KDI 선임연구위원은 "기존의 영업 제한은 주말 의존도가 높은 가구의 구매 시점을 제약하고 추가적인 이동·탐색 비용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평일 전환 이후에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시점에 장보기가 가능해지면서 선택권과 편의성이 확대돼 대형마트의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대구 3.36%, 서울 0.91%, 부산 동래구 4.05% 등 일부 지역에서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농축수산·전통유통 업태에서는 매출 감소를 뒷받침하는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지역별 농축수산·전통유통 매출은 대구 2.17%, 서울 12.79% 증가한 반면, 부산 사하·강서·동·수영구(-2.33%), 동래구(-0.13%)는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연구위원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과 같은 제한적 수준의 규제 완화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 감소로 곧바로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현재 유통채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을 넘어, 오프라인 내부에서도 대형마트·SSM·편의점·전통시장 등으로 세분화되면서 채널별 기능과 소비 수요가 차별화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편의점의 경우 근거리·즉시 소비, 가공식품·생필품은 대형마트, 신선식품과 대면 거래 등은 전통시장 중심으로 역할이 나뉘며 상이한 소비 수요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와 높은 대체관계에 있기보다는 일부 영역에서만 경쟁하며 일정 부분 독립적인 유통채널로 기능하는 상황에서는, 평일 전환으로 대형마트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그 효과가 전통시장 매출 감소로 직접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온라인 소비는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KDI가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이후 대구의 온라인 소비를 분석한 결과, 2.8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20대 3.72%, 30대 2.57%, 40대 3.48% 각각 감소했다.

이 연구위원은 "시행 이후에는 20대·30대·40대에서 온라인 결제금액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난다"며 "정책 시행 직후 즉각적으로 나타나기보다는 약 6개월의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확대됐다"고 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2026.2.4 ⓒ 뉴스1 김민지 기자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적극 검토해야…소비자 영향평가 제도 도입도"

KDI는 지방자치단체가 변화된 유통환경을 반영해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주말 소비 집중도와 온라인 소비 비중, 지역별 유통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대형마트 집객 효과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공동 할인행사, 지역상품 연계 마케팅, 배송 협력 등 상생 프로그램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KDI는 향후 의무휴업일 제도의 유지·완화·해제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영향평가' 제도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역 유통 생태계의 상생구조를 함께 고려하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온라인이 중심이 된 새로운 유통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서 소비자 이용 환경에 대한 영향을 보다 면밀하게 살피면서 유통정책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