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韓성장률 전망 1.9→2.5% 대폭 상향…"반도체 호황이 중동 리스크 압도"
경상수지 흑자 2400억 달러 전망…반도체 가격 급등 효과
물가는 2.7%로 상향…"통화정책 유연하게 대응해야"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반도체 수출 호황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지난 2월 전망(1.9%)보다 0.6%포인트(p) 높인 수치다. 중동전쟁 리스크가 있지만 반도체 호황이 이를 압도한다는 판단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급증해 사상 처음으로 2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도 2.1%에서 2.7%로 0.6%p 함께 올렸다.
KDI는 13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1.8%, 올해 2월 수정 전망에서 1.9%를 제시한 데 이어 이번에 큰 폭 상향이 이뤄졌다. 내년 성장률은 1.7%로 제시했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반도체 경기가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성장률 상향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보다 반도체 수출의 긍정적 영향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동전쟁이 없었다면 성장률 전망을 2.5%보다 더 높게 제시했을 것"이라며 "전쟁 영향이 성장률을 약 0.5%p 끌어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의 성장 효과는 0.2%p로 추산했다.
최근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잇따라 눈높이를 올리는 상황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JP모건·골드만삭스·씨티 등 주요 IB 8곳의 4월 말 기준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4%로, 3월 말(2.1%)보다 한 달 새 0.3%p 뛰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각 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7%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정부는 각각 2.0%로 전망한 상태다.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반도체 수출이다. KDI가 올해 총수출 증가율 전망을 4.6%로 제시한 것을 보면, 지난 2월 전망(2.1%)보다 2.5%p 높인 것으로 대부분 반도체 경기 호조에 기인한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거래액 증가율은 40%에 육박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관련 투자 확대로 3.3% 증가가 예상된다.
반도체 호황의 효과는 경상수지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4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연간 흑자(1230억 5000만 달러)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이 상품수지를 크게 확대시킨 영향이다.
정 부장은 "반도체 가격이 많이 올라가면서 경상수지에 그대로 반영됐다"며 "2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소득 개선과 정부 소비 지원 정책에 힘입어 2.2% 증가를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공사비 상승 영향으로 올해 0.1%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성장률을 대폭 상향 조정했지만 중동전쟁 등으로 인한 물가 압력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2월(2.1%)보다 0.6%p 높인 2.7%로 제시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민간소비 회복이 공급·수요 측 물가 상방 압력으로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근원물가도 2.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통화정책과 관련해 물가 불안 가능성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제안했다. KDI는 이번 전망에서 "경기 확장 국면에서 물가 불안 가능성에 대비해 통화정책이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정 부장은 "근원물가가 물가안정목표(2%)를 소폭 상회하는 상황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질 신호가 누적된다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KDI는 이번 전망에서 최근 한 달(4월 9일~5월 8일) 평균인 달러·원 환율 1475원 수준이 앞으로도 유지된다고 가정했다.
정 부장은 "환율 변동성이 상당히 크다"며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표 이후 환율 흐름이 바뀐 시점을 기준으로 한 달 평균치를 전망 전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방 위험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KDI는 중동 전쟁이 격화하거나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이 2.0~2.5%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공급 사이클이 전환될 경우 성장률이 급락할 가능성도 잠재 리스크로 꼽았다.
min78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