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게임기 포기했어요"…칩플레이션에 PC 19%·저장장치 37% 급등
가전 수리비도 8%·소모품 10%↑…반도체발 고물가에 가계부담 증가
PS5 43% 급등·휴대용기기도 6%↑…'게임기 없는 가구' 늘고 IT 소비 위축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는 '칩플레이션'(Chipflation·메모리+인플레이션) 현상이 소비자 물가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컴퓨터와 저장장치 가격이 최대 30% 넘게 치솟은 데 이어 게임기·휴대용 전자기기 가격 부담까지 커지면서 가계의 IT 소비에도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13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컴퓨터 품목 소비자물가지수는 111.70(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93.58) 대비 19.4% 상승했다.
같은 기간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PMP) 소비자물가지수는 129.25로 5.7% 올랐다. 저장장치는 197.48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144.31) 대비 36.8% 급등했다.
저장장치 품목 지수가 200에 근접했다는 것은 2020년과 비교해 소비자 가격 부담이 두 배 가까이 커졌다는 의미다.
컴퓨터 관련 부대 비용도 함께 올라갔다. 컴퓨터소모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28.49로 전년 동월(116.92) 대비 9.9% 상승했고, 컴퓨터 수리비는 182.19로 6% 올랐다.
이 밖에도 반도체가 많이 쓰이는 품목의 수리비도 상승세를 보였다. 자동차수리비는 122.73으로 전년 대비 4.8%, 가전제품 수리비는 146.45로 8.0% 상승했다.
컴퓨터 본체와 부품뿐 아니라 소모품·수리비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IT·반도체 관련 지출 부담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은 게임기 등 오락기기 가격을 끌어올리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게임기는 반도체와 저장장치, 디스플레이, 통신 부품이 비중이 높은 제품인 만큼 반도체 가격 상승분이 생산원가와 소비자 가격에 즉각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게임기가 없는 가구 비율은 94.7%로 전년(93.9%)보다 0.8%포인트(p) 상승했다. 가정용 게임기가 없는 가구 비율은 96.9%로 전년보다 0.6%p 늘었고. 휴대용 게임기가 없는 가구 비율도 96.6%로 0.1%p 상승했다.
게임기를 2대 이상 보유한 가구 비율도 줄었다. 지난해 가정용 게임기를 2대 이상 보유한 가구 비율은 0.2%로 전년(0.3%)보다 0.1%p 하락했다. 휴대용 게임기를 2대 이상 보유한 가구 비율도 같은 기간 0.3%에서 0.2%로 낮아졌다.
필수재가 아닌 재량 소비재 품목의 경우 가격 부담이 커질수록 구매를 미루거나 보유 대수를 줄이는 소비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컴퓨터와 저장장치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게임기와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 등 여가용 전자제품까지 가격 부담이 커질 경우 가계의 선택적 소비 위축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게임기 제조사인 소니는 지난달 국내에서 '플레이스테이션5(PS5)' 주요 모델의 권장소비자가를 16~43% 인상했다. 특히 가장 저렴한 '디지털 에디션'은 85만 8000원으로 기존(59만 8000원)보다 43% 올랐다. 최고 사양인 PS5 프로의 가격도 16% 오른 129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서울에서 컴퓨터, 게임기 등을 판매하는 A 씨는 "이달은 가정의달 특수가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예전에는 어린이날을 전후해 자녀 선물을 찾는 부모 고객이 많았지만, 올해는 문의나 구매 모두 평소보다 줄어든 분위기"라고 말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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