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힘' 3월 경상흑자 373억달러…'전년비 3배' 역대최대 (종합)
컴퓨터 중심 IT 수출 111.7% 급증…상품수지도 역대 최대
봄 여행 성수기·K팝 공연에 여행수지 11년 4개월 만에 흑자
- 전민 기자,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전민 이강 기자 = 지난 3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중동전쟁 발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수출 급증에 힘입어 373억 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규모를 또다시 경신했다. 35개월 연속 흑자 행진도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경상수지는 373억 3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흑자 규모는 지난 2월(231억 9000만 달러)보다 141억 4000만 달러 늘며 역대 최대 규모를 두 달 연속 경신했다. 지난해 같은 달(95억 8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289.5% 늘었다.
한은은 반도체와 컴퓨터주변기기를 중심으로 IT 품목 수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비IT 품목도 조업일수 확대와 석유제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증가했다.
3월 흑자에 따라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3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이는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흐름이다. 1분기 누적 경상수지도 737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94억 9000만 달러)보다 크게 확대되며 3분기 연속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350억 7000만 달러 흑자로 전년 동월(96억 9000만 달러) 대비 261.9% 급증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3월 수출은 943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601억 3000만 달러) 대비 341억 9000만 달러(56.9%) 증가하며 수출 금액 자체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IT 품목(111.7%)이 컴퓨터주변기기SSD(+167.5%), 반도체(+149.8%), 무선통신기기(+13.1%)를 중심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비IT 품목도 석유제품(+69.2%), 화공품(+9.1%), 철강제품(+5.9%), 승용차(+1.1%) 등이 증가했다.
지역별 수출은 동남아(+68.0%), 중국(+64.9%), 미국(+47.3%), 일본(+28.5%), EU(+19.3%) 등에서 고르게 증가했다. 다만 중동(-49.1%)은 큰 폭의 감소를 나타냈다. 3월부터 시작된 중동전쟁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3월 수입은 592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504억 4000만 달러) 대비 88억 달러(17.4%) 증가했다.
자본재(23.6%) 증가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자재도 화공품을 중심으로 6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하면서 전체 수입 증가폭이 확대됐다. 자본재 가운데 정보통신기기(+51.6%), 수송장비(+34.8%), 반도체(+34.5%) 수입이 크게 늘었다. 원자재에서는 화공품(+20.5%), 석탄(+21.6%)이 증가했지만 가스(-19.2%), 원유(-5.3%)는 감소했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원자재 수입 증가에 대해 "중동 분쟁에도 불구하고 도입 시차 때문에 에너지 수입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화공품 수입이 의약품과 반도체·2차전지용 원재료 등에서 늘어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밝혔다. 다만 원유 도입단가는 3월 배럴당 75.4달러에서 4월 112.3달러로 45.5% 급등한 만큼 에너지 수입 증가 압력은 4월부터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서비스수지는 12억 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월(18억 6000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여행수지는 1억 4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봄철 국내여행 성수기에 BTS 등 대형 K팝 공연 영향까지 더해지며 3월 입국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만 명을 돌파했다. 여행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4년 11월(5000만 달러) 이후 11년 4개월 만이다. 한은은 외국인 입국자가 1월부터 3월까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단발성 흑자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연구개발 및 관계기업 간 사업서비스 대가 지급이 전월에 일시적으로 줄었다가 다시 늘면서 기타사업서비스수지는 13억 3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35억 8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미국 주식 배당이 분기 초와 말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 전월보다 배당수입이 늘면서 배당소득수지(27억 달러 흑자)를 중심으로 흑자 폭이 확대됐다.
금융계정은 369억 9000만 달러 순자산 증가로 집계됐다. 전월(228억 달러)보다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직접투자(51억 2000만 달러)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지분투자 및 채무상품을 중심으로 88억 9000만 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도 37억 7000만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380억 5000만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 해외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40억 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 국내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40억 4000만 달러 감소했다.
특히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는 중동전쟁 발발에 따른 리스크와 메모리 수요 위축 우려에 차익실현 흐름까지 더해지면서 293억 3000만 달러 순매도를 기록,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를 나타냈다.
다만 4월 이후로는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채권 매수와 주식 순매수 전환 등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국장은 향후 경상수지 전망에 대해 "4월에도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이 괜찮게 나와 양호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반도체 수출 호조가 어떻게 지속되느냐, 미국·이란 중동전쟁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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