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오일쇼크에 물가 2.6% 들썩…"조만간 3%대, 高물가 장기화 우려"
석유류 21.9% 급등, 3년 9개월래 최고…세탁비 등 관련 물가도↑
전문가들 "전쟁 끝나도 석유 공급 차질에 고물가 상황 지속"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로 올라서며 상승세가 확대된 가운데,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석유류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3%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류 가격 상승이 공산품과 서비스 등 다른 품목으로 확산될 경우 고물가 흐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6일 재정경제부와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지난 3월(2.2%)보다 0.4%포인트(p) 높은 수준으로, 2024년 7월(2.6%)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21.9% 급등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84%포인트(p)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석유류 가격 상승이 휘발유·경유 등 에너지 품목에 그치지 않고 점차 다른 품목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엔진오일 교체 비용은 유가 상승 영향으로 이달 11.6% 상승해 지난달(3.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고, 세탁료도 나프타 가격 상승 여파로 지난달 6.7%에서 이달 8.9%로 오름폭이 커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3월부터 나타난 물가 상승은 석유류 가격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며 "석유류를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석유류 가격 상승이 생산·유통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석유류는 운수업, 제조업, 농림축수산업 등 전 산업의 비용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 상승은 운송비와 원재료비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공산품과 외식 등 생활 밀접 품목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국제항공료, 전기요금 등 공공·서비스 요금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3월 시작된 석유류 가격 상승 영향이 4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운송비 상승과 생산비 증가가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3%대 초반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유가 상승분은 통상 1~2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된다"며 "현재는 그 영향이 본격화되는 구간으로, 물가 상승률이 3%를 상회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물가 선행지표도 이미 상승 압력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3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16.1% 상승하며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 역시 전월보다 1.6% 상승하며 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통상 수입물가는 2~3개월, 생산자물가는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이처럼 선행지표가 급등하면서 향후 소비자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도 고물가 장기화 요인으로 꼽힌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환율이 안정된다는 전제하에서도 고유가 상황이 이어질 경우 3%대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공급 차질 영향으로 유가가 단기간 내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교수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석유 생산시설이 정상화되는 데 1~3년가량 소요될 수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등에서의 긴장 상황까지 고려하면 단기간 내 물가 안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봉 교수는 "유가 상승의 다른 품목으로의 전이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며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가격까지 상승하고 있는 만큼 원유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고물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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