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1분기 GDP 1.7% '깜짝 성장'…5년 6개월 만에 최고

중동사태 뚫고 수출 5.1%·투자 4.8% 급반등…한은 전망치도 2배 웃돌아
실질 국내총소득 7.5% 증가…1988년 1분기 이후 최대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의 컨테이너들. 2026.4.1 ⓒ 뉴스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중동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기 대비 1.7% 깜짝 성장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1분기 성장률을 0.9%로 예상했으나 이를 0.8%포인트(p) 상회하는 결과다.

한국은행은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에서 1분기 실질 GDP가 전기 대비 1.7% 성장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성장했다.

전기 대비 기준으로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성장 흐름이 1분기 마이너스(-)0.2%, 2분기 0.7%, 3분기 1.3%, 4분기 -0.2%로 등락을 거듭했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개선이다.

특히 한은이 2월 경제전망에서 예상했던 1분기 성장률(0.9%)을 두배 가까이 웃돈 것이다. 한은은 지난 10일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에서 "1분기 성장률은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수출이 큰 폭 증가하고 소득·자산(주식) 여건 개선과 심리 호조를 기반으로 소비의 회복세도 이어지면서 당초 예상을 상당폭 상회할 전망"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반도체 타고 날아오른 수출…설비·건설투자도 '동반 반등'

수출이 성장을 주도했다.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전기 대비 5.1% 늘었다. 지난해 4분기(-1.7%) 역성장에서 강하게 반등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3%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며 전기 대비 4.8% 증가했다. 2024년 3분기(5.4%)에 근접한 수준이다.

오랜 부진을 이어오던 건설투자도 반등했다.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증가하며 전기 대비 2.8% 늘었다. 지난해 4분기(-3.5%)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선 것으로, 2024년 1분기(4.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로 여전히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 소비가 늘며 전기 대비 0.5%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6% 늘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실질 GDI 38년 만에 최대폭 증가…구매력 개선 뚜렷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성장을 이끌었다. 컴퓨터·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제조업이 전기 대비 3.9% 증가했다. 2020년 4분기(4.0%)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6.4% 늘었다.

건설업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함께 늘며 전기 대비 3.9% 증가로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4.5%에서 반등한 것이다.

농림어업(+4.1%), 전기가스수도사업(+4.5%)도 전기 대비 플러스를 나타냈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과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0.4%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 개선도 두드러졌다. 1분기 실질 GDI는 전기 대비 7.5% 증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전기 대비 증가율 기준으로는 1988년 1분기(8.0%) 이후 38년 만에 최대다. GDI는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구매력 변동을 반영한 지표로, 수출 품목의 단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장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이 성장률에 1.1%p를 기여했고, 총고정자본형성(투자)이 0.8%p, 소비가 0.2%p를 각각 보탰다. 재고 감소는 -0.4%p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