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생산자물가 1.6%↑…중동發 유가쇼크에 4년 만 최대폭 상승

석유제품 31.9%↑…IMF 이후 최대 상승폭
한은 "유가 변동성 확대, 소비자물가 파급 정도 및 시차 지켜봐야"

20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철강공단에 있는 한 주유소. 2026.4.20 ⓒ 뉴스1 최창호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중동발 유가 충격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국내 생산자물가가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석유제품 가격은 전월 대비 31.9% 오르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6년 3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5.24(2020년=100)로 전월 대비 1.6%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1% 상승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4월(1.6%)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9월(0.4%) △10월(0.3%) △11월(0.3%) △12월(0.4%)에 이어 △올해 1월(0.7%) △2월(0.6%) △3월(1.6%)까지 7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3.3% 하락했다. 농산물(-5.0%)과 축산물(-1.6%)이 내린 영향이다. 수산물도 2.0% 하락했다.

공산품은 3.5% 올랐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이 31.9% 급등했고, 화학제품도 6.7% 상승했다. 석유제품 상승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2월에 57.7% 상승한 이후 가장 높다.

반도체는 전월 대비 9.8%, 전년 동월 대비 94.1% 오르며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 팀장은 "(석탄 및 석유제품의 경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비교해서도 더 높은 상승률"이라며 "생산자 물가가 7개월 연속 오름세가 지속됐고, 3월에 큰 폭 상승한 것은 소비자 물가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시차는 품목의 성격에 따라 거의 동행하는 품목도 있고 3~4개월 차이가 나는 품목도 있다"며 "나프타 같은 품목 다른 석유나 화학 제품들의 생산 비용에 영향을 미쳐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수가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 물가는 보합을 나타냈다.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1%)는 올랐으나 운송서비스(-0.2%)와 금융 및 보험서비스(-0.2%) 등이 내린 영향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지수는 전월 대비 1.6%, 전년 동월 대비 4.5% 각각 상승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중간재(2.8%)와 원재료(5.1%)가 오르며 전월 대비 2.3%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7% 올랐다.

최종재는 수입(3.1%)과 국내출하(0.1%)가 모두 오르며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용도별로는 자본재(1.4%), 소비재(0.8%) 및 서비스(0.1%)가 모두 올랐다.

국내 출하와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물가지수는 공산품(7.9%) 상승 영향으로 전월 대비 4.7% 올랐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9.0% 상승했다. 공산품 가격은 수출(14.6%)과 국내출하(3.5%)가 모두 오르며 증가폭을 키웠다.

이 팀장은 소비자 물가 전망과 관련해 "원재료와 중간재 가격 변동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파급 정도나 시차는 기업의 경영 여건, 시장 상황, 정부의 정책 등에 따라 영향을 받아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