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에너지 쇼크에 亞 성장 둔화…한국은 '반도체' 힘입어 예외적 견조"
기술 경기·정책 대응·에너지 완충력 '3중 방어'…거시경제 여건 우위
"반도체 수혜 2027년까지 지속"…IMF, 한국 올해 성장률 1.9% 유지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반에서 성장률이 둔화하겠지만 한국은 예외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충격이 물가 상승과 대외수지 악화를 유발하며 지역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한국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 사이클'(Tech cycle)과 정책 대응 여력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드레아 페스카토리 IMF 아시아·태평양국 부국장과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IMF 블로그 기고문 '아시아 경제, 에너지 충격에 회복력 시험대 올라'(Asia's Economic Resilience Is Being Tested by the Energy Shock)를 통해 "중동 전쟁과 이에 따른 에너지 공급 충격은 물가를 끌어올리고 대외수지를 악화시키며 정책 여력을 좁히고 있다"며 "석유·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의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아시아 대부분 지역에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은 기술 사이클과의 강한 연계 덕에 예외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반도체 및 관련 제품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면서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기술 공급망에 깊이 통합된 경제들이 수혜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미국 워싱턴DC IMF 본부에서 열린 권역별 경제전망 브리핑에서도 스리나바산 국장은 "중동 전쟁은 아시아 경제에 새로운 단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아시아는 순 석유·가스 수입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2.5%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 소비는 GDP의 약 4% 수준으로 유럽의 두 배에 달한다"며 "운송과 산업 비중이 크고 가스 발전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IMF는 이번 에너지 파동이 교역조건 악화, 실질소득 감소, 생산비 상승 등을 통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며 기업 수익성과 물가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금리 상승, 달러 강세,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금융 경로를 통해 충격이 증폭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한국은 반도체 수출에 힘입은 경기 회복 여력과 충분한 에너지 완충력 등을 바탕으로 충격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역시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날 브리핑에서 중동 정세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토마스 헬블링 IMF 아시아·태평양국 부국장은 "취약성 측면에서 한국은 아시아 전체와 대체로 유사하다"면서도 "양호한 거시경제 여건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성장세가 회복됐고 기술 사이클의 수혜를 입었으며 이러한 흐름이 2026년과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충격 완화를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고, 충분한 에너지 비축 여력과 함께 대체 에너지 확보에도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IMF는 에너지 충격의 향방에 따라 성장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충격이 상반기에 집중된 뒤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가가 2026년 내내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2027년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반의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지만, IMF는 "현재로서는 유가 충격의 장기적인 전개 양상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IMF는 이번 에너지 충격이 아시아 지역의 구조개혁 필요성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스카토리 부국장과 스리니바산 국장은 기고에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내수 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청년 실업과 기술 불일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 확산에 대응한 정책 마련과 역내 경제 통합 강화, 에너지 효율 제고 및 대체에너지 투자 확대가 향후 유사한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IMF는 지난 14일 발표한 '4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지난 1월 전망과 동일하게 1.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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