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영 IMF이사 "정부부채 증가 예상 국가 지목, 경고로 보는 건 과잉"
IMF "중동 리스크 반영…인플레 악재 시각은 분명"
"韓 재정 여력 있어…빠른 정책 대응, 0.2%p 상향 요인"
- 이강 기자
(워싱턴=뉴스1) 이강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을 '정부부채 증가 예상 국가'로 지목한 데 대해 최지영 IMF 이사는 "중기 재정적자 프로젝션(전망치)이 낮아졌는데 이를 (IMF의) 경고처럼 받아들이는 건 과잉 반응"이라고 밝혔다.
최 이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동행기자단과 만나 "지난번 재정모니터 전망과 비교해 부채 비율 프로젝션은 낮아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른 선진국들, 특히 일본 같은 경우 소득 증가나 환율 영향 등으로 더 크게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 수치가 도드라져 보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IMF가 '재정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스페인·일본 등과 비교하며 한국과 벨기에를 부채 증가가 예상되는 국가로 지목한 데 따른 해명이다.
보고서는 "스페인과 일본의 부채 비율은 우호적인 이자율·성장률 역학 관계로 2031년까지 10∼14%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와 대조적으로 벨기에와 한국은 (출발선은 다르지만) 부채 비율의 상당한 증가(significant increases)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2031년까지 부채가 벨기에는 GDP의 122%를 초과하고, 한국은 63%에 도달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한국의 중앙정부 부채가 GDP 대비 48%에서 2030년 59%로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보다 높아진 수준이다.
다만 반도체 호황·성장률 반등을 이유로 단기 부채비율 전망치는 하향했다.
IMF가 전망한 우리나라의 올해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 전망은 54.4%로, 직전 전망(56.7%)보다 2.3%p 낮다.
2030년 기준 GDP 대비 D2 비율 전망도 61.7%로, 작년 10월 전망치(64.3%)와 비교해 2.6%p 낮췄다. 이번 보고서에 처음 포함된 2031년 전망치로는 63.1%를 제시했다.
D2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국가채무(D1, 중앙정부와 지방·교육 지자체 부채)에 비영리 공공기관 채무를 더한 비율로, 국가 간 비교 시 주로 활용된다.
최 이사의 '중기 재정적자 전망치 하향' 언급은 이 같은 D2 비율 조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 이사는 IMF가 최근 세계경제전망(WEO)에서 한국의 성장률을 1.9%로 유지한 것과 관련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이번 WEO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을 0.2%p 낮췄지만 선진국은 그대로다. 모더레이트한(비교적 완만) 유가 시나리오를 보고 판단한 것으로, 단기적인 측면에서 선진국은 대응 능력이 있다고 본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이런 맥락에서 성장률이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란 사태가 없었으면 IMF가 한국 성장률을 더 높게 전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동발(發) 물가 상승 우려는 하방 리스크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최 이사는 "지난 1월에는 내부적으로 올해 인플레이션을 1.9% 내외로 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2.5%로 올렸다"며 "성장 전망은 유지했지만 인플레이션 쪽에서 안 좋은 점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은 분명히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진국들도 전반적으로 0.5~0.6%p 정도 물가 전망이 올랐다"고 덧붙였다.
상방 요인으로는 추경 등 정책 대응과 수출 호조를 꼽았다.
최 이사는 "IMF 스태프들이 볼 때 한국은 충분한 재정 여력이 있고, 이번 대응 과정에서도 매우 빠르고 코디네이트된(조율된) 정책 대응이 이뤄졌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정책적인 대응 부분을 한 0.2%p 정도 보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추경도 세수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부채상환까지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IMF가 한국을 보는 시각은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유지의 핵심 배경으로는 수출 호조가 꼽혔다. 그는 "지난해 4분기 이후 무역에서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퍼포먼스가 매우 좋았고, 그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불확실성 지속 여부는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그는 "현재 전망은 상반기 내 유가가 정상화된다는 전제하에서 나온 것"이라며 "만약 평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오르고, 내년까지 유지되는 상황이 되면 하방 압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치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태가 빨리 진정된다면 다음 전망에서는 지금보다 더 좋은 프로젝션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전제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한국 상황이 아주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일부로 IMF에 부임한 최 이사는 공직 생활 대부분을 국제금융 관련 조직에서 근무한 정통 국제경제 관료로 꼽힌다. 부임 직전까지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으로 재직하며 국제금융·대외경제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기재부 장관과 1차관을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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