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료 권리 무단 귀속·서면 미교부…에이디티에 과징금 1.2억원

하도급 계약서에 수급사업자 기술자료 '구매자 일방 귀속' 조항 설정
비밀준수의무는 수급사업자에만…도면 162건 요구하며 서면도 안 줘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2024.11.12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하도급 계약에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권리를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귀속시키는 부당특약을 설정하고,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관련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에이디티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에이디티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 12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공장 자동화 장비 제조업체인 에이디티는 2022년 6월 수급사업자에게 모터·발전기의 핵심 회전 부품인 로터를 제작·조립하는 데 사용되는 로터 조립라인 제조를 위탁하면서 부당한 특약 두 가지를 계약서에 설정했다.

에이디티는 계약 수행 과정에서 생성·산출된 모든 유·무형 결과물의 권리를 '구매자'인 자신에게 귀속하고, 수급사업자가 기 보유한 기술에 대해서도 무상·영구적 통상실시권을 부여하도록 하는 조항을 뒀다.

아울러 비밀유지의무는 수급사업자에게만 일방적으로 부담시켜 수급사업자가 에이디티에 기술자료 보호를 요청할 권리를 사실상 박탈했다.

이는 공정위 '부당특약 고시'에서 정한 대표적인 부당특약에 해당한다. 고시는 하도급거래 수행 과정에서 취득한 자료의 권리를 원사업자에게 귀속시키는 약정, 비밀준수의무를 수급사업자에게만 부담시키는 약정을 부당특약으로 명시하고 있다.

에이디티는 기술자료 요구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수급사업자에게 총 8회에 걸쳐 로터 조립라인 기계 및 전기도면 162건을 요구하면서, 요구 목적·권리 귀속관계·대가 및 지급 방법 등이 기재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 기술자료를 제공받아 보유할 임직원 명단, 비밀유지의무, 목적 외 사용금지, 위반 시 배상 등을 포함한 비밀유지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하도급법상 부당특약 금지 규정과 기술자료 요구서면 교부·비밀유지계약 체결 의무 규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하도급 계약서를 통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권리를 일방적으로 원사업자에게 귀속시키는 약정이 하도급법상 부당특약에 해당함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시장에서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불공정한 관행과 기술자료 보호 절차 위반행위에 대한 감시·제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