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월 농지 전수조사 5000명 투입…'특사경'까지 동원한다
농식품부, 특사경 수사권한 확대 위한 법 개정도 추진 중
농관원 소속 특사경 1110여명 활용…'투기 척결' 강력 의지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오는 5월 시작되는 사상 첫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에 정부가 총 5000명에 달하는 역대급 조사 인력을 투입한다. 이번 조사는 단순 실태 파악을 넘어 불법 농지 이용과 투기 행위를 즉시 적발하고 처벌까지 연계하는 '고강도 조사'로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인력도 투입돼 현장에서 불법 행위를 직접 수사하고 필요시 송치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조사 인력 확충과 실효성 확보를 직접 주문한 만큼, 정부는 이를 반영해 농지 투기 근절 의지를 더욱 분명히 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이번 전국 농지 전수조사를 앞두고 조사 인력이 대폭 확대된다. 기존 읍·면 단위 평균 0.5명 수준에 불과했던 농지 담당 인력으로는 사실상 전수조사 수행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이 대통령이 주무 부처에 현장 조사 인력의 충분한 확충을 지시한 점도 반영됐다.
농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중심으로 약 5000명 규모의 조사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는 특사경 활용 방안도 포함됐다. 농관원 소속 특사경을 현장 조사에 투입함으로써 농지 불법 이용과 부동산 투기 척결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현재 농관원 소속 특사경 인력은 전국 약 1110명으로, 이 가운데 285명은 원산지 특별단속 전담, 나머지는 일반 업무와 특사경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들을 전수조사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현행법상 농관원 특사경의 수사 권한은 환경·식품·산림 분야에 한정돼 있어 농지 불법 이용 행위에 대한 직접 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특사경 업무 범위에 '농지 불법 이용 행위 수사'를 포함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관원 소속 특사경 인력에 (농지 불법이용 행위 수사)기능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현재 법 개정을 위한 관련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사경은 일반 행정공무원과 달리 수사권을 일부 부여받아 범죄 혐의에 대해 직접 수사와 송치가 가능한 인력이다. 이를 농지 조사에 투입한다는 것은 단순한 행정 점검을 넘어,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불법 전용 등 위법 행위를 '즉시 적발하고 처벌까지 연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농지 투기의 경우, 그동안 행정조사와 사후 조치 사이의 시간차와 조사 권한의 한계로 실효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특사경이 투입될 경우 현장에서 위법 정황이 확인되면 곧바로 수사로 전환할 수 있어, 단속의 실효성과 억지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이번 전수조사를 '관리'가 아닌 '집행'의 영역까지 확장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 정부는 조사 과정에서 적발된 농지에 대해 유형별로 행정처분을 부과하고,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유예 없이 즉각적인 처분명령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는 농지대장에 직권 반영돼 향후 농지 관리의 기초 데이터로 활용된다.
이 같은 고강도 조사 기조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한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조사 인력 확충을 주문하며 단기간 내 실효성 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특히 특사경 활용 검토는 상징성이 크다. 단순한 인력 확대를 넘어 '수사 기능'을 갖춘 조직을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농지 투기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읽힌다. 과거 여러 차례 농지 투기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됐음에도 근절되지 않았던 배경에는 조사와 처벌 간의 괴리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제도적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한 조치로 평가된다.
지난달 13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열린 전문가 간담회에서 조병옥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지제도 개선 TF 단장은 "직불금 부정수급 문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특사경 제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당정은 농지 투기 근절과 농지의 실제 소유·이용 현황 정밀 파악을 위해 단계적 전수조사 추진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1단계로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농지를 중심으로 조사하고, 내년에는 그 이전 취득 농지까지 확대해 사실상 전 농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수조사는 조사 방식부터 기존과는 확연히 다르다. 정부는 5월부터 행정정보와 드론·항공사진, 인공지능(AI) 분석을 결합해 의심 농지를 선별하고, 8월부터는 '투기 위험군'으로 분류된 농지에 대해 대대적인 현장 점검에 나선다. 이번 조사를 위해 약 588억 원 규모의 추경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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