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발행 없는 26.2조 추경…반도체·증시 호황에 초과세수 25조 활용

초과세수 25.4조·기금 1조 전액 충당…나랏빚 1조 상환, 건전성 강화
법인세 14.8조·증권세 10.3조 '실적 호조' 반영…적자국채 발행 無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전경. (행정안전부 제공)ⓒ 뉴스1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정부가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와 기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반도체 경기 호황과 증권시장 활황으로 세수가 크게 늘어난 덕분으로, 지난해 두 차례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으로 증가했던 재정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추경으로 올해 국세 총수입은 700조 6000억 원으로 본예산보다 25조 4000억 원 늘고, 1조 원 규모의 국채 상환도 가능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율은 51.6%에서 50.6%로 1%포인트(p) 개선될 전망이다.

국채 발행을 배제하면서도 재정을 확대할 수 있어 정부의 재정 건전성 부담이 완화되고, 채권시장 안정과 대외 신인도에도 일정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2026년 추경 예산안'을 의결했다.

25조 초과세수에 국채 발행 없이 추경…"경제성장의 과실"

정부는 초과세수 25조 2000억 원과 기금 자체 재원 1조 원을 활용해 국채 발행 없이 추경 예산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반도체 경기 호황 등으로 세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는 22조 6000억 원 규모의 세입경정을 실시했다. 세입 경정은 예상보다 세입이 많거나 적게 걷힐 경우, 올해 예산을 다시 편성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당초 정부는 올해 총수입을 675조 2000억 원으로, 지난해 본예산 기준 총수입(651조 6000억 원)보다 3.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 국세수입은 18조 2000억 원 증가한 390조 2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세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슈퍼사이클, 증권시장 호황 등이 반영됐다.

추가로 늘어날 세목별 금액은 △법인세 14조 8000억 원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 10조 3000억 원 △근로소득세 4조 8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고유가 상황에 대비해 유류세 인하율을 휘발유 15%, 경유 25%로 확대하면서 교통세·개별소비세·교육세 등은 4조 7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철 재정경제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세입 부문과 관련해서는 예산 대비 초과 또는 결손이 비교적 확실한 7개 세목에 대해서 보수적으로 추계했다"며 "법인세는 반도체 경기 개선에 따른 기업실적 증가,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는 증시 활성화에 따른 주식거래 대금 증가, 근로소득세는 상용근로자 수와 임금증가율 전망 상향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초과세수를 기반으로 추경을 편성하는 것에 대해 '경제성장의 과실'이라고 강조했다.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한 추경은 단기 경기 대응에는 효과가 있으나, 국가채무 증가와 이자 부담 확대 등으로 중장기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 또 금리 상승기에는 국채 발행 확대가 시장 금리를 끌어올려 민간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처럼 국채 발행을 배제하면서 재정을 확대하면 단순한 재정 건전성 관리 차원을 넘어 채권시장 안정과 대외신인도 측면에서도 일정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1조 원 규모의 국채를 상환할 계획으로, 재정 운용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추경의 재원은 현 정부가 이뤄낸 경제성장의 과실인 반도체 경기 호황과 증시 호조 등에 따른 초과세수와 기금 자체 재원을 활용해 추가 국채 발행 없이 국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웨이퍼. ⓒ 뉴스1 황기선 기자
국세 총수입 25.4조 증가…GDP 대비 국가부채율 50.6% 전망

이번 추경과 세입 경정으로 올해 국세 총수입은 700조 6000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675조 2000억 원)보다 25조 4000억 원 증가할 전망이다.

총지출은 753조 1000억 원으로 본예산 대비 25조 2000억 원 늘 것으로 예상된다.

세입 증가에 힘입어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국가채무 모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재정수지는 52조 5000억 원, 관리재정수지는 107조 6000억 원으로 본예산(52조 7000억 원, 107조 8000억 원)보다 2000억 원 각각 감소할 전망이다.

국가채무는 1412조 8000억 원으로 본예산(1413조 8000억 원)보다 1조 원 감소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율은 50.6%로 본예산(51.6%) 대비 1%포인트(p)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기근 기획처 차관은 "국채 상환은 채권시장 안정과 대외신인도 등을 감안한 결정"이라며 "경상 성장률 전망 상향 등도 반영되면서 국가채무 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