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동산 보유세, 다른 정책 안 통하면 판단할 수 있다"

"추경 25조 국채 없이 초과세수로…80조 조세지출도 전면 정비"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 협의 중…환율, 외부 충격 안정화되면 정상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3.26 ⓒ 뉴스1 구윤성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9일 부동산 보유세 인상과 관련해 "부동산 시장에 여러 가지 정책을 써도 안정화가 안 될 때는 그때 가서 판단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다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공급 확대, 금융 혁신 등 다른 정책을 다 써도 안 될 경우 최후 수단으로 부동산 세제도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이재명 대통령 발언의 취지"라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고, 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이같이 말했다.

강남 3구·용산 일대 집값과 관련해서는 "많이 올랐던 지역이 지금 빠지고 있는 것 자체는 부동산 시장에 좋은 시그널"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로 하향 안정화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급속한 하락을 원하는 게 아니라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해서는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것으로, 국채 발행이나 국가 채무 증가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AI 대전환으로 반도체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4~5배 늘면서 세수가 많이 들어오고, 증시 활성화로 증권 거래세도 늘었다"며 "취약계층·피해 산업·청년 등에 돌려드려 위기를 극복하는 데 쓰겠다"고 설명했다.

추경 지원 방식으로는 "꼭 현금이 필요 없는 분야는 지역화폐로 지급해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야당 일각의 물가 자극 우려에 대해서는 "초과 세수를 돌려드리는 것이고, 한국은행 분석에서도 물가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반박했다.

80조 원 규모의 비과세·감면 등 조세지출 전면 정비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한시적으로 도입했어야 하는데 만성적으로 이어져 온 조세지출은 이번 기회에 폐지하겠다"며 "정책 목적이나 환경이 달라졌는데 변화에 둔감한 분야도 우선적으로 손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타기팅이 필요한 조세지출은 재정지출로 전환하고, 상시 지원으로 굳어진 항목은 정상화하겠다"며 "전수조사를 거쳐 오는 7월 세법 개정 때 안을 마련해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유가 급등 대책으로는 "유류세를 한꺼번에 다 인하하지 않고 여유를 남겨뒀다"며 추가 인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4월 추경이 편성 중이고, 상황에 따라 관련 금액도 국회에서 검토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석유 최고가격제 존속 여부를 묻는 말에는 "중동 전쟁이 끝나 국제 유가가 안정화되면 시행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이 올 것"이라며 "그 전에 더 길어진다면 다른 정책 수단을 통해서라도 국민 부담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걸 막겠다"고 했다.

나프타 수급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산 수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구 부총리는 "현재 미국이 러시아 석유류 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한 달간 풀어놓은 상황"이라며 "러시아든 다른 나라든 가능한 부분에서 물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산 수입 검토 여부를 묻자 "지금 검토 중이고 일부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달러·원 환율 1500원대 돌파에 대해서는 "중동 전쟁에 따른 일시적 외부 충격이 반영된 것"이라며 "외환보유액이 4200억 달러 이상이고 대외 순자산도 약 9000억 달러 수준이어서 당장 국민들이 걱정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외부 충격이 안정화되면 어느 정도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4월 1일부터 시작되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와 관련해서는 "외국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유입되면 국채 금리가 내려가고, 기업 자금 조달 비용도 낮아져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기대된다"며 "달러 공급 확대로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입 비중은 약 1.9%로, 500억~6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오는 11월까지 순차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