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디지털화폐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착수…예금토큰 상용화 박차
참여 은행 9곳으로 확대, 사용처 다변화…개인 간 송금 지원
일반 CBDC와 다른 '기관용 화폐·예금 토큰' 방식…혁신서비스 검증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한국은행이 기관용 디지털 화폐와 예금 토큰을 활용하는 차세대 지급결제 시스템 '프로젝트 한강'의 2단계 사업에 본격 착수해 상용화 기반 마련에 나선다.
한은은 프로젝트 한강 2단계를 통해 디지털 화폐 시스템 정식 도입과 예금 토큰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등 일반적인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와는 구별되는 모델이다. 일반 CBDC는 중앙은행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직접 발행하지만, 프로젝트 한강은 한은이 은행들만 이용할 수 있는 기관용 디지털 화폐를 발행한다.
시중은행들이 고객 송금을 최종 정산할 때 한은에 맡겨둔 지급준비금을 활용하듯이 새로운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기관용 디지털 화폐가 그 역할을 하게 된다.
일반 국민은 한은이 아닌 각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예금 토큰을 사용하게 된다. 예금 토큰은 기존 은행 예금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토큰화한 것으로, 뱅킹 앱 내 전자지갑을 통해 기존 예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특정 회사가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서로 다른 은행에서 발행한 예금 토큰 간에도 자유로운 이체와 결제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김동섭 한은 디지털화폐기획팀장은 "프로젝트 한강은 일반 국민이 직접 한은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들만 사용할 수 있는 기관용 디지털 화폐가 작동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이라며 "각 은행이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예금 토큰을 발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새로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일반 CBDC 대신 예금 토큰 방식을 채택한 배경에 대해 "중앙은행이 CBDC를 직접 발행하면 개인정보 감시 우려가 있고, 예금이 빠져나가 평상시 은행의 대출 등 신용 공급이 원활하지 않거나 위기 시 뱅크런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금융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민간 은행들과 힘을 합치면 블록체인 기술로 만든 새로운 인프라가 어떤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와 결합할 수 있을지 더 잘 검증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진행된 1단계 사업에서는 8만 1000여 명의 국민이 참가해 11만여 건의 거래가 이뤄졌으나, 막상 쓸 곳이 부족하고 기존 결제 서비스에 비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2단계 사업에서는 참여 은행과 사용처가 대폭 늘어난다. 1차 실거래에 참여했던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농협, 부산은행 등 7개 은행에 더해 경남은행과 아이엠뱅크가 추가로 합류해 총 9개 은행이 참여한다.
참가 은행들은 예금 토큰 결제 시 수수료가 대폭 절감되는 장점을 활용해 결제 수수료 부담이 큰 대형 사업체와 소상공인 등 다양한 사용처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기능들도 대거 도입된다. 그간 제한됐던 개인 간 예금 토큰 송금이 가능해지며, 결제 시마다 비밀번호를 중복으로 입력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없애고 지문 등 생체 인증 방식을 적용한다. 결제 금액이 부족할 경우 연계된 은행 계좌에서 자동으로 예금이 토큰으로 전환돼 결제되는 기능도 기술적 준비를 마쳤다.
김 팀장은 "1차 사업 당시 막상 쓰려고 해도 쓸 곳이 많지 않고, 기존 서비스에 비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번 2단계 사업에서는 확실히 개선하기 위해 상용 서비스 수준으로 사용처를 지속 확대하고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들을 많이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바우처 등 블록체인의 프로그래밍 기능을 활용한 사업도 확대한다. 특히 사용처 확대를 위해 정부의 국고금 집행 시범 사업과도 연계한다. 상반기 중 착수 예정인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전기차 충전 시설 구축 사업 보조금 지급에 예금 토큰 인프라를 지원해 결제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아울러 토큰화된 증권 등 미래 디지털 자산의 지급 수단으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검증한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상품을 스스로 검색하고 예금 토큰으로 결제까지 마치는 서비스나 토큰화된 채권·주식 거래에 활용하는 방안 등 관련 연구도 지속할 예정이다.
한은은 이번 2단계 사업을 발판 삼아 3단계에서는 디지털 화폐 인프라의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예금 토큰을 저비용 보편적 지급 수단으로 정착시켜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덜고,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혁신 금융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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