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금리 동결' 금통위원들 "환율 리스크 지속·부동산 지켜봐야"

"수도권 주택시장 가격 오름세 확대 가능성…추세적 안정 여부 불확실"
"소비자물가 목표 수준 근처"…재정 확대·고환율 등 상방 리스크 잠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2.26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고환율, 집값, 관세 불확실성, K자형 성장, 가계부채 등 경제 전반의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50%로 만장일치 동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률은 목표수준 근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성장은 예상보다 양호한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금리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이 17일 공개한 지난달 26일 통화정책방향(통방)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는 이창용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찬성해 만장일치를 이뤘다.

A 위원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의 재부각 △위험자산으로의 유동성 과잉 쏠림 △재정 건전성 악화 △반복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 위험 요인이 잠재해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여러 부문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양극화 심화가 글로벌 경제의 지속 가능 성장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경제는 가계 소득 증대, 확장적 재정정책 등으로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반도체 중심의 IT 부문 수출 증대가 2% 수준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물가는 높은 환율 수준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GDP갭 지속에 따른 제한적인 수요측 압력,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등으로 대체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 위원은 "국내 경제는 수출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경기의 추가적인 개선, 예상보다 양호한 세계 경제 흐름 등에 힘입어 성장세가 당초 예상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출의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파급효과는 아직 미약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반도체 등 IT 부문에 성장이 편중된, 이른바 K자형 경제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통화정책 방향 결정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K자형 경제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부문별 차별화가 심화된 경제 구조 하에서의 통화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C 위원은 "수도권 주택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강화 방침으로 선호지역의 가격 오름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주변 지역과 비규제 지역의 경우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고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어 향후 정부의 공급대책의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목표 수준인 2% 근처에 머무르고 있으나 재정 확대 기조, 고환율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 지정학적 이슈 등 상방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고 말했다.

D 위원은 "국내 경제는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수출이 IT 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소비도 경제 심리 개선 등으로 양호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소득 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소비 회복세가 확대되고 반도체 경기 호조, 예상보다 양호한 세계 경제 흐름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성장률이 당초 전망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IT 경기, 미 관세 정책, 국제금융시장 등과 관련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며 "물가는 목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성장세가 예상보다 양호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했다.

또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높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의 가격 오름세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 위원은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작년 하반기 이후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효과로 가계대출 둔화 흐름이 이어졌고,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예정 등으로 서울 주요 지역에서 주택 매물이 상당폭 늘어나고 가격 오름폭도 축소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중·저가 주택 중심의 거래 증가가 주택담보대출 증가 압력으로 이어질 우려도 남아 있어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물경제는 금년중 성장과 물가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겠지만 각각 잠재성장률과 물가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고,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시장의 추세적 안정 여부가 아직 불확실한 가운데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F 위원은 "국내 외환 부문을 보면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 초중반 수준으로 다소 낮아졌으나 엔화와 대만달러화 등 주변국 통화와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변동성은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수출 증가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폭 확대, WGBI 자금 유입 등이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전망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최근 금리 상승이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6개월 후 조건부 금리전망(점도표)'도 동결 기조를 대변했다. 총 21개의 점 중 대다수인 16개가 현재 수준인 연 2.50%에 찍혔으며, 2.25%(인하)에 4개, 2.75%(인상)에 1개가 배정됐다. 점도표 방식의 금리 전망 제시 방식은 지난달 통방에서 처음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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