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형 금통위원 "이란 상황, 물가 상방 압력…환율, 걱정할 단계 아냐"
"수요 둔화·비용 상승 압력 동시 작용"
"정책 수단 하나인데 목표 둘 이상…통화정책 한계"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17일 최근 이란 상황과 관련해 "우리 물가에는 상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상승한 유가 수준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상승이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될지, 듀레이션(기간)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우려했다.
이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통화정책의 적시성과 경제주체 간 이질성 고려를 위한 노력'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장 측면에서는 좀 하방 위험이 올라간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여러 산업에 쓰고 있는 경제 활동의 근간을 이루는 제품에 대해 수급 문제가 생겨,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물가 부문에서는 상방 리스크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64달러 수준으로 가정했는데, 최근 유가가 이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망을 두고는 "하루에도 여러 번씩 이제 변동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음번 통방 회의 때까지 계속 모니터링하고, 얼마만큼 듀레이션이 갈지에 대한 판단하에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중동 사태는 물가뿐 아니라 성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동시에 확대되면 기업의 비용 부담과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성장에는 하방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수요 측에서는 경기 둔화 압력이 나타날 수 있고, 공급 측에서는 비용 상승 압력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며 어느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과 관련해서는 최근 원화 약세 흐름이 한국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최근 환율 상승과 관련해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이 크다고 봤다. 원화가 다른 주요 통화보다 변동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곧바로 펀더멘털 문제로 보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이 위원은 "경상수지가 견조하고 거주자의 해외투자 흐름도 최근에는 상당 부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지금 단계가 아주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 않나 하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위원은 '통화정책의 적시성과 경제주체 간 이질성 고려를 위한 노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 위원은 최근 경제 환경에서 통화정책 판단이 어려워진 배경으로 경제 상황의 급격한 변화, 경제주체 간 이질성 확대 등을 꼽았다. 경제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산업 구조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과거 경험에 기반한 정책 판단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수출과 내수, 수도권과 지방, 청년층과 장년층 등 경제주체 간 체감 경기 차이가 크게 확대되면서 평균적인 지표만으로 경제 상황을 판단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은 "정책 수단은 (기준금리 결정) 하나인데 목표는 둘 이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통화정책 운용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이 위원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고빈도 미시자료와 선행지표 활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 분석 과정에서 인터넷 검색량 등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 변화 조짐을 파악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향후 통화정책 판단에서도 다양한 데이터 활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thisriv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