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성환 "유가 올라도 '민생' 전기료 인상 없다…가용수단 총동원"

비축유·장기계약·한전 재무여력 '3중 완충'…전기료 전가 차단
"위기를 체질 개선 계기로"…에너지안보 재편, 李대통령 기조 부합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3.12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대담 국종환 경제부장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중동 정세 불안 속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 급등으로 전기요금 인상 우려가 커진 것과 관련해 "국민 부담이 늘지 않도록 책임 있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석유 비축분과 장기 계약 가스, 한국전력공사 재무 여력 등을 활용해 에너지 가격 상승이 곧바로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김 장관은 이번 위기를 한국의 에너지 구조 전환을 추진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전기료 인상 막을 안전장치 보유"…비축유·장기계약·한전 재무여력 등

김 장관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 변동성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에너지 수급 측면에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는 에너지 가격 변동이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가격 변동 요인이 있더라도 실제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국내 에너지 비축분을 대응 수단으로 활용한다. 한국석유공사 집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석유 비축 규모는 정부 117.1일, 민간 104.1일 등 약 7개월치로, 국제에너지기구(IEA) 권고치의 두 배 이상이다. 천연가스도 2017년 이후 호주와 미국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해 공급 안정성을 높였다.

여기에 수입 에너지원 상당수가 장기 계약 형태로 도입돼 단기 가격 변동이 국내 전력비용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김 장관은 "우선 가스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최악의 경우 예상보다 가스 사용이 늘더라도 그 부담이 전기요금으로 바로 전가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라며 "이번 중동 상황이 국민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책임 있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또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완충 장치로 한국전력의 재무 여력도 언급됐다. 김 장관은 "지난해 한전이 약 13조 원의 흑자를 내며 부채를 상환하고 있다"며 "비상 상황에서 한전의 흑자 폭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전이 증권시장에 상장된 공기업인 만큼 요금 정책과 재무 건전성 사이 균형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3.12 ⓒ 뉴스1 김도우 기자
"위기를 전환의 계기로"…에너지 체계 재편, 李대통령 기조 부합

김 장관은 이번 중동발 에너지 불안을 단기 대응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에너지 구조 전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위기를 석유·가스 의존 구조를 줄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도 연결된다.

그는 "과거 에너지 안보가 수급 다변화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에너지 전환 자체가 곧 에너지 안보"라며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면서 원전을 적절히 조합한 탈탄소 에너지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에너지 구조에서 석탄과 가스 비중은 각각 약 30% 수준이다. 김 장관은 "두 에너지원 모두 국제 유가와 연동되는 구조"라며 "석탄 발전을 빠르게 줄이고 가스를 비상 전원 성격으로 운영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원전을 적절히 조합해 에너지 체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수입액 240조서 100조로…저소비·고효율 경제 구조 정착

김 장관은 에너지 전환이 경제 구조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간 에너지 수입 총액이 약 240조 원인데 이 가운데 국내 소비 규모는 약 170조 원"이라며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 2030년까지 에너지 수입 규모를 100조 원대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약 70조 원이 국내 경제 안에서 돌게 된다"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 전환과 산업 구조 변화가 함께 진행되면 경제적으로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기가와트(GW) 수준까지 늘리기로 했는데, 이를 최대한 앞당겨 달성하려 한다"며 "이를 위해 전력망 체계와 요금 체계 등 여러 제도적 과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에너지 위기 대응에 있어 산업계와 국민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입장에서는 에너지 총수요를 줄이는 '에너지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며 "산업계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 중심 산업 구조를 재생에너지 중심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차질에 대비해 석탄 발전 가동률을 일시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단기 대응 차원의 조치일 뿐 장기적인 탈석탄 로드맵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가스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전력 수급을 안정시키기 위한 일시적 대응"이라며 "2040년 탈석탄 로드맵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