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중동 사태에 '신중한 중립'…당분간 동결 유지 시사
황건일 금통위원 "특정 방향 기대 지양…당분간 중립 기조 가져가야"
"물가 수요압력 크지 않아…유가 충격 장기화 땐 통화정책 대응 필요"
- 전민 기자,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전민 이강 기자 = 한국은행이 중동 사태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다며 당분간 '신중한 중립 기조'를 이어갈 방침을 밝혔다. 시장의 피벗 전망을 당분간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12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향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을 이같이 설명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관한 황건일 금융통화위원은 발간 메시지를 통해 조기 금리 인하 등 특정 방향으로의 기대 형성을 강하게 경계했다.
황 위원은 "3월 들어 중동지역 분쟁에 따른 대외 환경 급변으로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며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향후 통화정책은 특정 방향으로의 기대를 형성하기보다는 경제지표 등을 지켜보면서 당분간 신중한 중립 기조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중동 사태 전개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며,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설명회에서 "중동 사태의 전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경계감을 갖고 지켜보는 입장"이라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선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단기 급등했을 때 적극 대응한 것처럼, 향후에도 필요시 개입하겠다는 의지다.
중동발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서는 통화정책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당장의 수요 측 압력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은 조사국 관계자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와 비교해 현재는 물가가 목표 수준(2%) 근처에 있고 수요 압력도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 부총재보 역시 "아무리 인플레이션이 비용 측면에서 촉발됐다고 하더라도, 충격이 장기화해 사람들의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며 "수요 측 압력이 커지면 훨씬 더 영향이 커질 것이고, 통화정책 영향이 필요할 것이다. 공급 충격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은은 '통화신용정책 운영의 일반원칙'을 개정해 통화정책 수행 시 금융 안정과 외환시장 변동성을 명시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점을 새롭게 명문화했다.
최창호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코로나19 이후 고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정책 기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겪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등의 경험을 일반원칙에 반영할 필요가 있었다"며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를 명시적으로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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