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반도체 호조·소비 회복세…중동 사태, 물가 상방 압력 가능성"

"수출, ICT 품목 중심으로 높은 증가율…다른 품목은 부진 흐름"
"소비자심리지수 높은 수준 유지…중동 사태에 대외 불확실성↑"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2025.8.11 ⓒ 뉴스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반도체 경기 호조와 소비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생산 증가세는 완만한 흐름을 보인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소비자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발표한 '2026년 3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 호조세와 소비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건설업 부진으로 생산 증가세는 완만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수출은 ICT 품목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다른 품목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9.0% 증가했고, 조업일수 감소에도 일평균 기준으로도 49.4% 늘었다.

명절 영향을 제외한 1~2월 일평균 수출액은 29.8% 증가해 12월(8.6%)보다 크게 높았다.

KDI는 반도체 가격 급등에 힘입어 ICT 품목 수출(110.3%)이 크게 증가했고 선박(14.5%)도 일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ICT와 선박을 제외한 품목의 일평균 수출은 0.9% 증가에 그치며 대(對)미 수출을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은 반도체 장비를 중심으로 7.5%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155억 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생산은 서비스업 증가에도 건설업 부진이 이어지며 완만한 증가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 1월 전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했다. 다만 설 명절 등 계절 요인을 제거한 지표 기준으로는 0.5% 증가에 그쳤다.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7.0%), 도소매(5.8%), 보건·사회복지(6.1%) 등을 중심으로 4.4% 증가했다. 광공업은 7.1% 늘었으며 자동차(17.4%)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도체는 수요 증가에도 공급이 제약되면서 생산이 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설업 생산은 감소 폭이 확대되며 부진이 이어졌다. 건설업 생산은 -9.7%를 기록하며 감소세가 심화했다.

KDI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 능력이 제약돼 가격이 급등했다"며 "서비스업 생산은 소비 개선세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건설투자 부진은 장기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소비는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1월 상품 소비와 서비스 소비는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내구재(9.5%)와 준내구재(7.1%) 판매는 늘었지만 비내구재(-5.4%)는 감소했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0.1%로 둔화했지만, 계절 요인을 제거한 기준에서는 전월 대비 2.3% 증가하며 개선 흐름이 이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월 기준 112.1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소비 개선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KDI는 "소비는 실질 구매력 개선 등이 반영되며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도 소비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는 부문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가 개선되며 1월 15.3% 증가했다. 다만 계절조정 기준으로는 일반 산업용 기계(-3.2%)와 전기·전자기기(-6.6%) 등 반도체를 제외한 기계류 투자는 부진했다.

건설투자는 감소 폭이 확대되며 부진이 이어졌다. 1월 건설기성은 전년 동월 대비 9.7% 감소해 전월(-5.5%)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토목 부문은 감소 폭이 줄었지만 건축 부문은 감소 폭이 커졌다.

건설수주는 35.8% 증가했지만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착공이 지연되면서 실제 공사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고용시장은 큰 변동 없이 유지되는 모습이다. 1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8000명 증가했다. 다만 정부 일자리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과 임시직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

건설업과 제조업 취업자는 감소세가 이어졌으며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도 고용 둔화 흐름이 나타났다.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하며 전반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석유류와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둔화한 영향이다.

다만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향후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2.0달러에서 2월 68.4달러로 상승한 뒤 3월 초에는 95달러 수준까지 급등했다.

KDI는 "중동 전쟁 전개 양상의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