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에 유가 6% 폭등…美 상반기 금리인하 확률 50%로 '뚝'
한은 뉴욕사무소 "중동전쟁에 물가 공포 재점화…美국채금리 이례적 상승"
글로벌 IB "성장보다 물가 리스크"…유가 100달러 상회 가능성도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유가가 급등하고,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급격히 후퇴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에 따르면 상반기 금리 인하 확률은 하루 만에 13.4%포인트(p) 하락했으며, 미 국채 금리는 물가 상승 압박에 예기치 않게 상승하는 이례적인 흐름을 보였다.
3일(현지시간)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발표한 '美·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뉴욕 금융시장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단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Fed Funds Futures)에 반영된 상반기 내 금리 인하 확률은 전 영업일 63.7%에서 50.3%로 13.4%p 낮아졌고, 연내 인하폭 기대도 61bp(1bp=0.01%)에서 51bp로 축소됐다.
미 국채 금리는 안전자산 선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승(채권가격 하락)했다. 2년물은 3.48%, 10년물은 4.03%로 각각 10bp 올랐다. 통상 지정학적 충격 시 국채 매수로 금리가 하락하는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이는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재상승 가능성을 자극하면서 채권시장이 '물가 리스크'에 더 크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물가연동국채(TIPS)에 반영된 기대인플레이션(BEI)은 2년물 9bp, 10년물 4bp 상승했다.
한편 달러화지수(DXY)는 98.58로 1.0% 올랐으며, WTI는 배럴당 71달러로 6.0% 급등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의 군사적 대응 능력과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중동 사태가 미국 경제 전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교전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 만큼 전개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일본 금융시장은 전형적인 위험회피 흐름을 나타냈다. 닛케이 지수는 전 영업일 대비 1.35%(793엔) 하락한 5만 8057엔에 마감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88%로 3bp 하락(채권가격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156.99엔으로 0.90엔 상승했다. 국제유가 급등이 에너지 수입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인식이 반영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런던 금융시장에서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더욱 강하게 반영됐다. 원유와 금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금리와 달러는 상승했고, 주가는 하락하는 전형적인 긴장 국면이 나타났다.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6.9% 급등한 배럴당 77.48달러를 기록했고, 장중 한때 10% 이상 뛰었다. 금 가격도 0.3% 상승했다.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사우디 정유시설 가동 중단 여파가 겹치면서 채권시장에서는 매도세가 강화됐다. 2일 기준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14%p 상승했으며 독일은 0.07%p 상승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독일 DAX40 지수는 2.6%, 영국 FTSE100 지수는 1.2% 하락하며 유럽 증시 전반이 약세로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달러화지수(DXY)가 1.0% 상승한 98.58을 기록했다. 반면 유로화는 1.0%, 파운드화는 0.7% 하락했다.
시장 참여자들과 런던·뉴욕 지역 투자은행들은 이번 분쟁의 핵심 변수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여부라고 지적했다. 해당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3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실제 통행 제한이 현실화할 경우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추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현재 시장의 초점이 성장 둔화보다는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와 그 파급 효과'에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에너지 순수출국이어서 유가 상승이 성장에 미치는 직접적 타격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물가 상승이 재차 굳어질 경우 금융시장과 소비, 나아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주식시장 조정이 확대될 경우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부의 효과 축소와 유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 부담 증가가 저소득층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씨티와 TD 뱅크는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브렌트유가 80달러 중반을 넘어 100달러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제이피모건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제한돼 하루 1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감소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GDP에 분기당 0.3%p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할 경우 에너지 순수입국의 성장률이 0.2~0.3%p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IB들은 시장이 과거 중동 충돌 사례를 근거로 '단기 충격 후 안정' 패턴을 전제하고 움직이고 있다며, 장기전 가능성이 충분히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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