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환율·집값 오름세 꺾였지만…추세적 안정 여부 더 지켜봐야"

"국민연금 해외투자 유연화 방침에 1500원 기대 꺾여…안심은 일러"
"수도권 집값 오름세 둔화됐지만 추세적 안정 여부는 지켜봐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6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전민 이강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달러·원 환율 하락세에 대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유연화 방침이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의 해외투자 등 수급 부담이 여전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정부 대책으로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장기적 안정을 위해서는 수도권 집중 현상 완화 등 구조적 해법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26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환율과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국민연금이 '환율 1500원' 기대 꺾어…수급 요인 개선 중"

이 총재는 최근 환율 동향에 대해 "거주자 해외투자, 외국인 주식매도 등에 따른 수급 부담과 엔화 등 주변국 통화 움직임에 영향받으며 등락하다가, 최근 상당폭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환율 하락의 핵심 배경으로는 국민연금의 스탠스 변화를 꼽았다. 이 총재는 질의응답에서 "국민연금이 몇 주 전에 올해 해외투자를 200억 달러 이상 낮추고, 환헤지도 하며 유연하게 해외투자를 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이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로 인해 수급 요인이 환율을 1500원대로 가져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고 기대가 낮아졌다"며 "달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대체만 하고 있던 기업들이 최근 환율 하락 가능성을 보고 달러를 팔기 시작하면서 수급 요인이 환율을 낮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작년 통계를 보면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이전에 비해 3배 정도 크게 늘어났고,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큰 속도로 늘어났다"며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까지 포함하면 작년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국민연금보다 더 컸다"고 설명했다.

최근 상황과 관련해 이 총재는 "최근 상당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변동성은 높다"며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는 국민연금이 감소했지만 기타 거주자의 투자는 작년 10~11월과 비슷한 속도로 늘어나는 등 외환시장의 수급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다"고 진단하며 경계감을 유지했다.

"집값 오름세 둔화 확인…장기 안정은 수도권 쏠림 해결해야"

거시경제의 또 다른 뇌관인 수도권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진정세 속에서도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총재는 "수도권 주택가격은 최근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 등으로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향후 추이를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그간 높은 가격상승 기대가 지속되어 왔던 만큼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정부 정책 이후 서울 주택 가격 오름세가 진정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러한 변화가 주택시장의 장기적 안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 등과 함께 공급 정책, 세제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서울로만 계속 오게 되면 아무리 집을 많이 지어줘도 해결이 안 되기 때문에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해야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재는 "부동산 대출을 통한 가계대출이 너무 늘어나서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왔기 때문에 이를 줄여야 한다"며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것은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