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투기 칼날 수도권·특광역시 '정조준'…"대도시 농지값 농촌의 4.2배"

범부처 농지 전수조사 검토…수도권·특광역시 '대도시' 중심 예고
1㎡당 24.8만원 vs 5.9만원…농촌보다 '4.2배' 비싼 대도시 농지 타깃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2.24 ⓒ 뉴스1 허경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투기 목적의 농지 취득 세력에 대한 전수조사를 전격 지시하면서, 정부의 사정 칼날이 수도권과 특·광역시 인근 농지로 향할 전망이다.

대도시 지역 농지 가격이 농촌보다 평균 4배가량 높아 투기 수요가 집중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서다.

정부는 부정 취득이 확인될 경우 즉각적인 매각 명령을 내리는 등 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하는 헌법상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다.

농정당국, 범정부 합동 조사 검토…수도권·특·광역시 타깃

26일 정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범정부 차원의 '농지 이용 실태조사'가 본격 검토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단순 서류 대조를 넘어 실제 영농 여부를 확인하는 현장 점검 위주로 진행되며, 지자체와 합동 점검 체계를 구축해 수도권과 특·광역시 등 투기 의심 지역을 샅샅이 훑는 방안이 유력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 농지 관리가 너무 엉망이고 투기 대상이 돼버렸다"며 "값이 오를 것 같으니 땅을 안 내놓는 것은 위헌적 상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전수조사와 매각 명령까지 검토하라"며 강력한 정화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 관계자는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즉각적인 매각 명령 등 가용한 모든 강경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장수영 기자
대도시 농지 가격 농촌보다 4.2배↑…규제 강화에도 수요 '견고'

정부가 대도시 인근 농지를 우선 타깃으로 삼은 배경에는 극심한 지가 격차가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분석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농지의 평균 실질가격(CPI 2020=100)은 1제곱미터(㎡)당 8만 6000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대도시 농지 가격(1㎡당 24만 8000원)은 지방(5만 9000원)보다 4.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 폭 역시 도시지역이 농촌보다 약 5배 높아 투자 수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농지 가격은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농지법이 강화되며 전반적으로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대도시 농지는 가격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고 수요 기반이 여전히 견고해 투기 세력의 '안전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농지 가격 추이를 보면 2013년 1㎡당 6만 2000원에서 2021년 10만 5000원까지 꾸준히 상승하다 2022년 농지법 개정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2023년 전국 평균 가격은 8만 6000원 수준으로 내렸다.

도시지역(시부·대도시·인구비감소지역) 농지 중에서도 시부와 인구비감소지역은 2021년 고점 대비 약 80%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대도시 농지는 약 84% 수준을 유지해 같은 기간 상승 폭을 고려할 때 가격 방어력도 상대적으로 앞섰다.

농경연은 "이 같은 결과는 농지 규제 강화 이후에도 대도시 농지의 수요 기반이 견고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단순 농사 목적 이외의 투기 수요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농지법 위반 사례를 뿌리 뽑는 한편, 농지가 투기 수단이 아닌 생산 수단 본연의 목적으로 활용되도록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할 방침이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