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한은 성장률 상향 무게…1.9%냐 2.0%냐 '촉각' [금통위폴]②

전문가 10명 중 9명 성장률 상향 전망…"수출 모멘텀 예상보다 강해"
물가 전망은 2.1% 유지 지배적…고환율·美관세 등 하방 리스크가 변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15 ⓒ 뉴스1 김진환 기자

(세종=뉴스1) 전민 이강 기자 = 한국은행이 오는 26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세하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를 상향 조정의 주된 이유로 꼽은 가운데, 한은의 전망치가 1.9%와 2.0% 중 어느 수준으로 설정될지를 두고 전망이 팽팽하게 맞섰다.

22일 뉴스1이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한은의 2월 수정 경제전망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400원대 중반 고환율 고착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우려에도 기존 2.1%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문가 10명 중 9명 성장률 '상향' 전망…2.0% 4명 vs 1.9% 3명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8%에서 1.9% 혹은 2.0% 수준까지 높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상향하는 등 주요 연구기관들도 잇따라 눈높이를 올리는 추세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1.9%를, 정부는 2.0%를 전망하고 있다.

응답자 중 4명은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모멘텀이 당초 예상보다 강해질 것으로 보고 상향 조정을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역시 2.0% 상향을 예상하며 "반도체 경기 슈퍼 사이클에 따른 수출 호조와 기업 이익 급증, 정부 경기부양정책 강화"를 핵심 근거로 꼽았다.

반면 상향 폭이 1.9% 선에 머물 것이라는 의견을 낸 전문가는 3명이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설비 투자 등이 확대될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며 0.1%포인트(p) 수준의 소폭 조정을 전망했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과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해 1.9% 상향을 예상했다.

1.9%와 2.0% 상향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전문가도 2명 있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호조는 분명한 성장률 상향 조정 요인이지만,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를 비롯한 성장률 부진과 비반도체 수출 추이, 미국의 관세 25% 상향 가능성 등은 상향 폭을 크게 가져가기 어려운 요인"이라며 1.9~2.0% 수준을 제시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예상보다 강한 반도체 경기를 반영해 0.1~0.2%p 상향을 전망했다.

한편 문홍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일하게 한은이 기존의 성장률 전망(1.8%)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물가 전망은 2.1% 유지…"금리 조정 필요성 줄어"

성장률의 뚜렷한 상향 조정 전망과 달리,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에서는 10명 전원이 기존 전망치인 2.1%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정부의 개입에도 1400원 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달러·원 환율이 수입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여전히 부진한 내수와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세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예하 연구원은 "내수 회복 지연과 고환율에 따른 부담이 혼재하지만, 저유가 기조 등에 따라 한은이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박상현 연구원도 국제유가 안정과 공산품 가격 하향 안정, 내수 부진 등을 근거로 2.1% 유지를 예상했다. 이재형 연구원 역시 환율과 유가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불확실성이 많아 한은이 전망치 변경을 유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경제성장률이 상향 조정되고 물가가 2%대 초반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이 무리하게 기준금리를 낮춰 성장을 뒷받침할 필요성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고물가로 인한 금리 인상 필요성도 크지 않다.

조용구 연구원은 "조기 금리 인상 전환을 위해서는 기조적인 물가 흐름이 2%대 중반까지 오르거나 성장률이 2%대 중반에 가깝게 높아져야 하는데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성수 연구원 역시 통화정책을 조정할 명분이 사라졌다며 연내 동결 전망에 힘을 실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