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 '전세 낀 주택' 매수 가능…2028년 2월까지 실거주 유예(종합)

다주택자 5월 9일까지 매도 계약해야 '양도세 중과' 면제
잔금 유예기간은 강남·용산 4개월·신규 규제지역 6개월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앞에 급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2.10 ⓒ 뉴스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예정대로 오는 5월 9일 종료된다. 다만 정부는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5월 9일까지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경우, 지역에 따라 잔금을 최대 4~6개월 뒤에 치르더라도 중과 배제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전세 낀 매물을 무주택자가 매수할 경우, 임대차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준다.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다주택자가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주택 양도 시 기본세율에 20~30%포인트(p)를 중과하는 제도를 2022년 5월 9일부터 2026년 5월 9일까지 4년간 한시적으로 유예해 왔다"며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회복하고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예정대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5월 10일 이후 체결되는 매매 계약부터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p, 3주택 이상은 30%p가 중과된다. 지방세를 포함하면 최고세율은 82.5%에 달한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8년 4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시행됐던 중과 체제가 4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5월 9일까지 계약하면 '중과 배제'… 잔금 기한 지역별 차등

정부는 우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예정된 일몰 기한인 2026년 5월 9일 종료한다고 못 박았다. 다만 종료 시점이 임박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매물 잠김'이나 '계약 파기'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경과 규정을 뒀다.

핵심은 중과 배제 기준을 '잔금 청산일(양도일)'에서 '계약일'로 변경한 것이다. 오는 5월 9일까지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사실이 확인되면, 잔금은 그 이후에 치러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 잔금 납부 기한은 지역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 기존 조정대상지역은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마쳐야 한다. 반면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신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은 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잔금과 등기를 완료하면 된다.

조 실장은 "강남·용산은 2017년부터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대비할 시간이 충분했지만, 신규 지역은 지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재실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방안 관련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6.2.12 ⓒ 뉴스1 김기남 기자
'전세 낀 매물' 실거주 의무 유예… 무주택 매수자만 혜택

전세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거래할 때 걸림돌이 됐던 '실거주 의무'도 한시적으로 완화된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매수하면 허가일로부터 4개월(기존) 내에 입주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임차인이 있는 경우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 입주를 미룰 수 있다. 갭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이 혜택은 매수자가 무주택자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매도인은 다주택자여야 한다.

유예 기간에 한도도 설정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 발표일로부터 2년 뒤인 2028년 2월 11일까지는 반드시 실거주를 위해 입주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즉, 남은 전세 기간이 2년을 넘더라도 2028년 2월 11일 이후에는 실거주 의무가 발생한다.

조 실장은 "실거주 의무 유예는 발표일로부터 최장 2년, 즉 2028년 2월 11일까지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남은 전세 기간이 2년을 넘더라도 2028년 2월 11일 이후에는 실거주 의무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적용되는 전입 의무도 함께 완화된다. 기존에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내에 전입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과 '임대차계약 종료일로부터 1개월' 중 더 늦은 시점까지 전입하면 된다. 이 역시 매수인이 무주택자이고 매도인이 다주택자인 매매 거래에 한해 적용된다.

"갭투자 조장 아냐…시장 매물 증가 기대"

이번 대책이 '현금 부자들을 위한 갭투자 허용'이라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선을 그었다. 윤덕기 금융위 거시금융팀장은 "무주택 매수자도 기존에 거주하던 곳의 전세금 등 자기 자본이 있을 것"이라며 "대출 규제 완화는 추가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퇴거자금 대출 역시 최대 1억 원 또는 담보인정비율(LTV) 40% 중 낮은 금액까지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축소된다. 현재는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나도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이 계속 유지되는데, 이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조 실장은 "의무 임대 기간이 지났는데도 무제한으로 중과를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정 기간이 지난 주택은 일반 주택과 동일하게 과세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중과 유예 종료 예고로 시장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준형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가장 최근 시점으로 분석한 결과 강남구는 매물이 약 10%, 송파구는 20% 정도 증가했다"며 "시장에서는 매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매물 증가로 전세 물량이 줄어 전월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무주택자가 혜택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면 기존에 살던 전월세 물량이 나오게 된다"며 "전월세 물량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이번 보완 방안을 시행하기 위해 '소득세법 시행령' 및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을 13일부터 입법예고하고, 이달 중 공포·시행할 계획이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