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대미투자법 3월 국회 통과하면 美 관세 인상 유예 가능성"(종합)
"3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美에 공유…러트닉 긍정 평가"
미연방법원 상호관세 위법성 판결 주시…"비상계획 가동"
- 이정현 기자,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김승준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진행 중인 한미 관세 협의와 관련해 "3월 국회에서 대(對)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될 경우 미국이 관세 인상을 유예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회의 입법 지연을 관세 인상 사유로 언급해 온 만큼, 해당 이슈가 일정 부분 해소되면 관세 인상 유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날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의 일환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논의할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통과했다. 특위 활동 기한은 다음 달 9일까지로, 대미투자특별법은 그 이전에 여야 합의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김 장관은 현재 양국 간 진행 중인 관세 협의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에 대한 미연방대법원의 위법성 판단 선고 결과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컨티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가동 중"이라며 "전체 위헌, 부분 위헌, 합헌 시나리오 대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의 위법성 여부를 둘러싼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 법은 그동안 한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연합(EU) 등과의 무역 협상에서 압박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이유로 한국산 자동차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25%로 재인상하겠다고 언급한 배경에도, 이르면 이달 23일께로 예상되는 연방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하루라도 빨리 가시적인 대미 투자 성과를 끌어내 판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장관은 이번 관세 재위협을 이른바 '쿠팡 사태'와 연관 짓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대미 투자 문제와 쿠팡과 관련된 비관세 장벽 이슈는 분리해서 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언급한 사유 역시 특별법 지연 문제로, 현재는 여러 사안을 포괄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최근 방미 중 만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의 협의 분위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이 일부 오해를 하고 있었다"며 "11월에 대미 전략투자 MOU(업무협약)를 체결했으면 12월에는 바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지만, 우리 국회의 예산 심사와 청문회 일정 등으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러트닉 장관은 법안 없이도 (대미 투자가)가능한 일본과 한국의 차이를 모르고 있어, 이를 알리고 한국이 태만한 이슈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면서 "최근 여야 합의로 3월까지 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한 내용을 공유한 상황으로 나름의 평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미 전략투자 1호 프로젝트 추진 상황과 관련해서는 "몇 가지 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며 "여러 억측이 있는데, 어떤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하는 건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한미 FTA 공동위원회' 개최 시기에 대해선 "적절한 시일 내 개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조현 외교부 장관이 관훈 토론회에서 '외교부로의 통상업무 이관'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모든 걸 떠나서 한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 장관은 최근 '대한상의 보도자료 논란'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김 장관은 "(상속세로 자산가 이동이 많다는) 보도를 보고 한국의 상속세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했다가, 자료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나와 당혹스러웠다"며 "대한상의에서 인용할 정도면 공신력이 있는 기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민 컨설팅 업체의 자료였고 해당 자료에는 상속세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산업부는 서울 종로구에서 '경제단체 긴급현안 점검 회의'를 열어 해당 보도자료 작성 과정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필요시 법적 조치도 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장관은 이번 감사 조치가 가짜뉴스 대응이 아닌 유관기관 관리 감독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상의에서 발표하는 내용은 국민들이 검토를 잘해서 냈을 것이라고 생각해 받는다. 그런데 그것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서 문제를 삼는 것이다. 오전 간담회에서도 잘못된 자료 인용이 없도록 시스템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며 "앞으로 산업부 포함 공적 기관들이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전 간담회에서도) 이번 계기로 경제단체들이 더 신뢰성 있는 기관으로 재탄생해서 정책적 권위를 가지기를 바란다"며 "또 이번 논란으로 정부에 대한 건의, 의견 수렴이 위축되지 않기를 바라고,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산업부는 대한상의의 보도 자료 작성·배포 경위와 사실관계 전반에 대해 즉각 감사에 착수했다.
논란의 시작은 대한상의가 지난 3일 배포한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 방식 다양화 효과 연구' 보도자료다. 이 자료는 영국계 해외 이민 자문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Henley&Partners)의 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한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가 2400명으로 전년 대비 2배 증가했고, 세계 4번째로 많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조사 기준과 방식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정책을 만드는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엄정한 책임과 재발 방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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