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5 다주택 사면초가…막힌 양도세 퇴로, 버티면 '보유세 폭탄'
李대통령 "아마는 없다" 시한 확정…5월10일부터 양도세 최고 82.5%
시장 과열 지속 시 공정비율·공시가율 상향 등 '보유세 카드' 경고
- 이철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을 5월 9일로 못 박으며, '버티면 언젠가 풀어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정면으로 차단했다. 다주택자가 중과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정부는 당장은 거래세인 양도세 중과 정상화에 집중하고, 보유세 개편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과열이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세제 카드가 다시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직접 "아마는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이번 조치는 단순한 시한 설정을 넘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한 정책 신호로 해석된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는 5월 9일까지로 종료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번이 아마 중과를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아마 이런 기회를 이용해 국민이 중과받는 일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구 부총리) 말씀 도중에 '아마'라는 표현을 두 번 하셨는데, 아마는 없다"며 "'5월 9일이 지나서 (거래) 안 하면 어떻게 할 건데, 버티면 언젠가는 집 거래를 하기 위해서 언젠가 풀어주겠지' 이렇게 믿지 않나. 이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소득세법상 양도소득세 기본세율은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6%에서 45%까지 8단계 누진세율로 적용된다. 5월 9일까지는 다주택자도 이 기본세율만 적용받는다.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5월 10일부터는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경우 적용 세율이 최고 82.5%(지방소득세 포함)까지 오르게 된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p),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p가 각각 가산된다. 예컨대 과세표준 10억 원 초과 구간에서는 3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 45%에 중과세율 30%p가 더해져 양도세율만 75%가 된다. 여기에 지방소득세(7.5%)를 포함하면 총 부담 세율은 82.5%에 달한다.
이 대통령은 당장 양도세 중과 외에 추가적인 세제 개편을 추진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보유세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크다.
그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세금 이야기를 지금 하는 것은 부적절하니까 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찾는다"고 언급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2일 브리핑에서 "보유세는 최종적으로 이 모든 것이 다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을 때라고 생각하는 전제하에(있다)"며 "(대통령도) 보유세와 관련해선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최근 발언 수위와 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보유세 상향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장 과열이 지속될 경우, 정부가 매년 7월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 보유세 개편 방향이 포함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나라의 주택 보유세는 지방자치단체가 부과하는 재산세와 중앙정부가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로 구성된다.
재산세와 종부세는 부동산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현재 60%)을 곱해 과세표준을 산정한다.
재산세 세율은 0.1~0.4% 수준이며, 종부세는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 9억 원 초과분에 대해 0.5~1.0%, 다주택자는 최대 5%의 세율이 적용된다.
정부가 보유세를 조정할 경우, 재산세·종부세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거나 세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특히 재산세 세율과 과세표준 구간은 2009년 이후 개정되지 않아 제도 개선의 명분도 있다.
정부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손쉬운 수단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이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10억 원인 주택의 경우, 현재는 공정시장가액비율 60%가 적용돼 과세표준이 6억 원으로 산정된다. 이를 100%로 상향할 경우 과세표준은 10억 원으로 늘어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당시 해당 비율을 95%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한 전례가 있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조정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현재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공시가율은 각각 69%, 54%로, 2023년 이후 동결 상태다. 이 비율을 조정하면 공시가격 자체가 상승하게 된다.
세제 당국인 재정경제부는 보유세와 거래세 전반을 아우르는 연구용역을 진행하며 중장기 세제 개편 방향을 검토 중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보유세와 거래세의 합리적인 역할 분담과 개편 방향을 검토하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도 지난달 29일 "보유세와 거래세를 포함한 종합적인 조세 개편 방안을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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