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결합 590건, 2014년 이후 최소…대형 M&A는 증가

신고면제 대상 확대에 건수 줄어…금액은 358조, 전년비 30%↑
AI·K-컬처 분야 결합 활발…SK·태광·한화 순 신고 많아

신용호 공정거래위원회 국제기업결합과장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2026.2.4/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지난해 기업결합 건수는 감소했지만, 일부 대규모 거래의 영향으로 전체 결합 금액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결합 신고면제 대상 확대 등으로 소규모 결합은 줄어든 반면,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결합이 다수 이뤄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결합 건수는 590건으로 2014년(571건)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로는 208건(26%) 감소했다. 다만 일부 대규모 기업결합의 영향으로 전체 결합 금액은 전년(276조 3000억 원)보다 82조 원 증가한 358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기업결합 신고면제 대상이 확대되면서 신고 건수는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대형 기업결합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인공지능(AI) 가치사슬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결합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게임·화장품·미용서비스 등 K-컬처 관련 사업 분야에서 기업결합이 두드러진 특징을 보였다.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416건으로 전년 대비 206건 감소했다. 결합 금액은 52조 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조 8000억 원 줄었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을 결합한 사례는 건수(13→20건)와 금액(9000억 원→2조 6000억 원) 모두 증가했다.

대기업 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은 137건으로 전년 대비 30.5%(60건) 감소했으며, 결합 금액 역시 전년 대비 23.2% 줄어든 21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호 공정위 국제기업결합과장은 "공정위는 지난해 총 590건의 기업결합을 심사했으며, 이는 결합 금액 기준으로 약 358조 원에 해당한다"며 "건수는 전년 대비 26% 감소했지만 금액은 30% 증가해 지난해에는 비교적 대형 기업결합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업집단별로는 SK가 12건으로 기업결합 신고 건수가 가장 많았고, 태광(8건), 한화(7건)가 뒤를 이었다. 기업집단 내 단순 구조 개편(계열사 간 기업결합)을 제외하면 SK와 태광이 각각 7건, 한화 6건, 유진 4건 순으로 신고가 이뤄졌다.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74건으로 전년 대비 2건 감소했으나, 결합 금액은 305조 9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84조 8000억 원 증가했다.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결합한 사례는 43건으로 전년(49건) 대비 줄었지만, 결합 금액은 10조 8000억 원으로 4000억 원 늘었다.

업종별 기업결합 현황을 보면 제조업이 223건(37.8%), 서비스업이 367건(62.2%)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에서는 전기전자(64건), 기계금속(60건), 석유화학·의약(55건) 순으로 기업결합이 많았으며, 서비스업에서는 금융(113건), 도소매유통(56건), 정보통신방송(49건) 순으로 집계됐다.

신 과장은 "반도체·데이터센터·로봇 등 AI 가치사슬 분야와 게임·화장품·미용서비스 등 K-컬처 관련 산업에서 기업결합이 활발하게 이뤄졌다"며 "한류 확산을 배경으로 엔터테인먼트·뷰티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외 기업 간 결합이 다수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K-컬처 관련 기업결합은 글로벌 공통 현상이라기보다는 한국 시장에 특화된 성격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결합 수단별로는 주식 취득이 321건(54.4%)으로 가장 많았고, 영업양수 98건(16.6%), 합작회사 설립 201건(21.7%), 임원 겸임 38건(6.4%), 합병 37건(6.3%) 순이었다.

기업결합 형태별로는 수평·혼합결합에서 심사 건수가 감소했으며, 수직결합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형태별 비중은 수평결합 41.2%, 수직결합 11.2%, 혼합결합 47.6%로 전년과 유사했다.

공정위는 경쟁 제한 우려가 있어 면밀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50건을 심층 심사했다. 이 가운데 'Synopsys의 Ansys 주식취득 건', 'CJ ENM의 콘텐츠웨이브 임원 겸임 건', '지마켓·알리익스프레스 기업결합 건' 등 3건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또 기업결합 신고 의무를 위반한 29건에 대해 과태료 1억7700만 원을 부과했다.

신 과장은 "올해도 시장의 혁신과 경쟁 생태계가 촉진될 수 있도록 신속하면서도 면밀한 기업결합 심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기업결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