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장남 파경'으로 청약의혹 방어…비망록·갑질 의혹 '난타전'(종합)

"비망록, 제3자 소설" 부인…갑질의혹, 사과하면서도 "與 압박 탓" 설전
'내란 동조'엔 90도 사과…"뼈저리게 반성, 국민 눈높이 맞추겠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국회(임시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23/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세종=뉴스1) 전민 박소은 임세원 심서현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23일 '래미안 원펜타스' 부정 청약 의혹에 대해 "장남이 결혼 직후 파경 위기를 맞아 분가하지 못한 것일 뿐, 청약 가점을 노린 위장 전입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과거 보좌진 '갑질' 논란과 '내란 동조' 발언 등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였으나, 부정 청약·비망록·자녀 입시·탈세 등 법적 책임이 따르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

"아들 아파서 같이 살았다"…野 "전세권 설정·전기료가 위장전입 증거"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이 후보자 배우자의 '로또 청약' 당첨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야당은 결혼한 장남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부모 세대원으로 남아 부양가족 가점을 받은 점을 문제 삼아 위장 미혼·위장 전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2023년 12월 장남이 혼례를 올렸으나, 직후 두 사람의 관계가 깨지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며 "당시로서는 혼례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장남이 분가하지 않고) 저희와 함께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답변 도중 "그 시기에 정신적 압박과 스트레스 등으로 아들이 발병해 지금까지 치료받고 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여당 소속인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파경에 이를 정도로 관계가 나쁜 며느리가 혼자 사는 집에 시댁 식구 5명이 두 달간 이사를 들어가 살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장남이 실거주지인 세종과 용산 아파트에 '전입신고' 대신 '전세권 설정 등기'를 한 사실을 결정적 증거로 제시했다. 이 의원은 "간편한 전입신고 대신 비용이 드는 전세권 설정을 한 것은, 아들이 부모의 청약 가점을 위해 주소를 옮길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이 후보자는 "중개사가 알아서 처리한 일이라 몰랐다"고 피해 갔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과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 등은 한국전력 데이터를 근거로 "5인 가족이 거주했다는 시기(8월)의 전력 사용량이 1인 가구 수준에도 못 미친다"며 실거주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가족 여행 등으로 사용량이 적게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원펜타스를 다시 내놓을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질의에는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국회(임시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 선서문을 임이자 위원장에게 제출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6.1.23/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제3자가 쓴 소설" 비망록 부인…갑질 공방엔 "국힘 압박 탓" 설전

과거 수사 무마 청탁 정황이 담긴 2017년 비망록과 보좌진 갑질 의혹을 두고는 설전이 오갔다.

이 후보자는 비망록에 대해 "한글 파일로 이런 것을 저는 만들지 않는다"며 "제3자가 직원들이 공유하는 일정에 짐작과 소문을 버무려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작성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해당 문건에는 2017년 금품수수 의혹 수사 당시 동료 의원을 통해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 한 정황이 담겨 논란이 됐다.

이에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비망록을 읽어보니 후보자 아들들의 일정이나 특징 등 개인적인 디테일까지 적혀 있다"며 "후보자 본인이 아니면 쓸 수 없는 내용이라 위증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보좌진 갑질 의혹과 관련해서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전직 직원 A씨는 휴대전화에 후보자 이름만 뜨면 손이 벌벌 떨렸다고 한다"며 질타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상처받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도 "지금 국민의힘에서 전직 보좌진들에게 얼마나 압박을 가하는지 다 듣고 있다"고 주장해 파장을 낳았다. 박 의원은 "청문위원 모독이자 2차 가해"라고 거세게 항의했고, 이 후보자는 이후 발언을 취소했다.

자녀 입시·땅 투기 의혹엔 "규정·법 따랐다"

장남의 연세대 부정 입학 의혹과 배우자의 영종도 토지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규정과 법을 따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은석 의원이 "장남이 입학한 2010년에는 다자녀 전형이 없었는데 거짓 해명을 했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차남과 혼동했다. 사회기여자 전형이 맞다"고 정정했다. 이어 '국위선양자' 자격 논란에 대해서는 "조부의 훈장 수훈이 학교 규정상 지원 자격에 해당했다"고 반박했다.

영종도 토지 양도세 탈루 의혹(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는 "실거래가 과세 제도가 시행되기(2007년) 전이라 당시 법적 기준인 '기준시가'대로 세금을 냈다"며 "탈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내란 동조'엔 90도 사과…"지출 구조조정으로 재정 혁신"

한편 이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내란 동조' 논란과 '막말' 파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내란에 동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잘못된 판단의 자리에 서 있었음을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성과에 매몰된 '외눈박이'로 살아오며 동료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도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책 질의에서는 '건전 재정' 기조를 재확인했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의 지출 구조조정 질의에 이 후보자는 "부처별 유사·중복 사업을 수혜자 중심으로 통폐합하고, 구직급여 등 경직성 의무지출을 구조조정하겠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획예산처가 '미래를 설계하는 부처'로 자리매김하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