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5%·김치 11%·기숙사 4%↑…자취생 '눈물의 식단'에 청년심리 한파
가공식품 3.6%↑ 전체 물가 웃돌아…식비·교육비 줄인상에 청년층 이중고
40세 미만 경기전망 최하위…기성세대 낙관론 속 청년만 홀로 비관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전체 물가는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청년 자취생들이 체감하는 '식탁 물가'와 '교육비' 부담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라면과 김치 등 필수 먹거리 가격은 물론 등록금과 학원비까지 전방위적으로 오르면서, 소득이 적은 청년층의 소비심리가 기성세대보다 훨씬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품목 소비자물가지수는 123.77(2020년=100)을 기록해 전년(117.84) 대비 5.0%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은 자취생 소비 비중이 높은 다른 품목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냉동식품은 5.5%, 즉석식품은 3.0% 올랐으며, 특히 김치 소비자물가지수는 135.06으로 전년 대비 11.5% 급등했다. 도시락(7.9%)과 맛김(8.0%) 등 주요 품목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교육 및 자기계발 관련 물가 역시 상승 흐름을 피해 가지 못했다.
사립대학교 납입금은 4.5%, 학교 기숙사비는 4.0% 각각 올랐고, 이러닝 이용료(9.2%)와 취업 학원비(3.2%) 등 취업 준비 비용 전반이 청년층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지표상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 그러나 청년층 체감도가 높은 가공식품 물가는 3.6%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였음에도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입 원가 부담이 라면과 냉동식품 등 가공식품 가격에 고스란히 전가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청년층의 소비심리를 기성세대보다 빠르게 냉각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발표한 '2026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환율 변동성 완화로 전체 소비자 심리는 회복 국면에 진입했지만 청년층의 체감 경기는 오히려 악화됐다.
40세 미만의 6개월 후 향후경기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1로 기준치(100)를 밑돈 반면, 40~60세 이상은 모두 104를 기록하며 뚜렷한 인식 차이를 보였다. 수입은 제자리인 상황에서 필수 먹거리 중심의 물가 상승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1년 후 임금수준전망 CSI 역시 40세 미만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청년층 가계 부담 완화를 위해 단기 처방과 중장기 대책을 병행하는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는 청년층과 저소득층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연령·소득별 물가지수를 별도로 산출해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식품 바우처 등을 통해 청년들이 미래에 투자할 시간을 확보하도록 돕는 사회적 투자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일자리 창출이 가장 근본적인 해법"이라며 "가처분 소득이 낮은 상태가 지속되면 궁극적으로 내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호 한국은행 조사국 차장은 "전세자금 대출이나 월세 보조금 같은 단기 금융 지원과 함께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구조적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고려한 신중론도 제기됐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분별한 현금성 지원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구직활동 지원과 교육비 보조 등 소득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소득 취약 청년에게 자원이 집중되는 선별적 지원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관계 부처와 함께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종합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올해부터 구직촉진수당을 월 60만 원으로 인상하고 지역고용촉진금을 확대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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