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소비 고물가·고용둔화로 취약…韓경제 영향 우려"
작년 美 개인소비 연 2% 증가에도, 고물가·고용둔화로 가계구매력 약화
고소득층·자산시장 의존 심화, 닷컴버블급 충격 시 韓경제도 리스크
미국의 개인소비가 2025년 들어 예상을 웃도는 연 2% 안팎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용 둔화와 고물가로 가계 구매력이 약화하면서 소비 기반에는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특히 소비가 고소득층과 자산시장에 집중되는 구조적 변화와 물가·고용 여건 악화로 중장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한국 경제도 미국 소비와 자산시장 변동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미국유럽경제팀 소속 정희완 과장, 곽범준 팀장 이승민·이나영 조사역은 16일 이같은 내용의 '최근 미국 소비의 취약 요인 점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고용과 물가 양 측면에서 가계 구매력의 하방 리스크가 두텁게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 측면에서는 통계 과대 계상 가능성,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노동시장 구조 변화, 이민 제한 강화 등이 가계 소득 증가세를 추가로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물가 측면에서는 관세 인상에 따른 공급 압력과 소비 수요 회복에 따른 수요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고물가 환경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면 소비심리 위축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위험으로 평가됐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2025년 들어 빠르게 하락했지만, 연구진은 이를 정책 불확실성 확대, 정치 성향에 따른 인식 차이, 고물가에 대한 피로감 등 '순수 심리 요인'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과거 자료 분석 결과, 이러한 심리 충격은 소비심리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실제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근 미국 소비가 고소득층과 자산시장에 점점 더 의존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팬데믹 이후 누적된 초과 유동성과 주가 상승의 수혜를 집중적으로 누린 고소득층과 달리, 저소득층은 필수재 물가 상승과 이자 부담 증가로 재무 여건이 악화했다. 필수재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확대된 것이다.
이 같은 소비 구조는 자산시장 충격 발생 시 소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연구진은 주가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가 단기적으로 소비를 떠받쳤지만, '닷컴버블'처럼 주가가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하는 급락 국면에서는 소비 감소 폭이 비선형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닷컴버블은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인터넷(닷컴) 기업의 성장 기대가 과도하게 부풀려 주가가 급등했다가 붕괴한 자산 버블을 의미한다.
현재와 같이 고물가 환경에서 고용과 주택시장이 동시에 둔화될 경우, 가계의 완충 여력은 과거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우리 경제도 미국의 AI 투자 및 가계 수요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앞서 살펴본 리스크 요인들이 통화·재정 정책의 거시적 확장 효과에 가려, 미국 경제의 잠재적 취약성을 증폭시키지 않는지 앞으로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개인소비는 2025년 중 예상을 웃도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가계의 지불 여력 위기가 부각됐다"며, 올해 미국의 개인소비는 연간 2% 안팎의 증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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