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환율 근본 해법은 구조개혁…단기 안정화 조치도 지속"

외환정책 토론…국민연금 환헤지 두고 찬반 논쟁도
"인위적 환헤지, 거래비용 늘릴수도" vs "연금의 시장영향 무시 못해"

13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표시가 나오고 있다. 이날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5.3원 오른 1473.7원에 마감했다. 2026.1.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세종=뉴스1) 전민 임용우 기자 = 정부가 최근 고환율 현상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인구 구조 변화와 생산성 저하에 대응하는 구조개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단기적인 환율 급등이나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시장 안정화 조치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재환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14일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학회·외환시장운영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2026년 외환시장 공동 정책심포지엄' 패널 토론에서 "중장기적으로 환율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펀더멘털(기초여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韓 경제 펀더멘털 안정화 핵심은 인구구조와 생산성 제고

김 국장은 특히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인구 구조라는 학계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과 생산성 제고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환율을 안정시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단기적으로는 금리 격차와 대외 여건, 수급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정부는 변동성 확대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안정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기본 정책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의 주요 수급주체 중 하나인 국민연금의 외환 정책에 대해서는 4자 협의체를 중심으로 한 '뉴 프레임워크'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국민 경제적 공공성을 함께 추구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현재 재경부, 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4자 협의체를 통해 '뉴 프레임워크'를 논의하고 있으며 조속히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과 관련해서는 단순한 자금 유입을 넘어선 시장 선진화에 방점을 찍었다. 김 국장은 "MSCI 편입의 핵심 요건인 외환시장 개방과 거래 시간 연장을 통해 해외 금융기관의 원화 접근성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원화 비즈니스가 창출되고 구조적인 원화 수요가 늘어나는 선순환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환헤지 전략 놓고 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최상엽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2015년 이후 한국의 중립 금리가 경쟁국 대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며 "생산 가능 인구 감소 등 인구 구조 악화가 중립 금리를 끌어내리고, 이것이 장기적인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의 환헤지(위험 회피) 필요성을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주식과 환율은 통상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줄여준다"며 "인위적인 환헤지는 거래 비용만 늘리고 위기 시 유동성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반면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60%에 달하는 상황에서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며 "기금의 생애 주기(적립기·감소기)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환헤지 비율을 조절하고, 특정 시점에 환전 수요가 쏠리지 않도록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스테이블 코인과 관련, 정순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경 간 금전 이동을 수반하는 만큼 외국환거래법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며 "중개 기관에 대한 의무 부과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좌장을 맡은 신관호 한국금융학회 회장은 "환율이 펀더멘털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보인다"며 "정부와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깊이 있는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