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 7000원' 다시 오른 계란값…전국은 AI 비상, 가격 인상 기름 붓나

올해 동절기 산란계 농장 고병원성 AI 발병 11건…전년比 2배↑
위험지역 산란계 농장 일주일 특별점검, 농식품부 현장 파견

산란계 농장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 소비자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2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계란이 진열돼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계란 특란 한 판(3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지난 주부터 7000원을 돌파했다. 2025.12.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잠잠하던 계란값이 한 달여 만에 다시 7000원대(한판 30개 기준)로 올라섰다. 올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계란값 인상을 더 부채질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계란 한 판 다시 7000원대 복귀…산지 가격도 평년 수준보다 8.3% 비싸

26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계란 특란 한 판(3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지난주부터 7000원을 넘었다. 계란 소비자가격은 지난달 이후 6000원대를 형성했지만,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70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23일 기준 가격은 7010원으로, 지난해보다 0.8% 높고 평년(6471원)보다는 8.3% 비싸다.

산지 가격 역시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를 보면 계란 특란 30개 산지 가격은 지난 23일 기준 5215원으로, 지난해와 평년 수준보다 각각 8.5% 높았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지난달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에서도 계란은 전년 동기보다 7.3% 올라 전체 축산물 상승 폭(5.3%)을 상회했다.

심상치 않은 AI 확산세…올겨울 산란계 가금농장서 11건, 작년 대비 두 배↑

계란 가격이 들썩이는 가운데 올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AI 확산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가격 인상을 더 부채질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올겨울(2025~20226 동절기) 가금농장에서만 21건의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이중 산란계 농장 발병 건수는 11건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건 더 늘어난 규모다. 선제적 예방을 위해 살처분한 마릿수만도 300만마리에 이른다.

산란계 농장에서의 AI 발병세는 최근들어 더 두드러진다. 전날 경기 평택의 산란계 농장(25만마리 사육)에서 H5형 항원이 검출돼 현재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24일에는 경기 안성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이 농장에서는 산란계 11만9000마리를 사육하고 있었다.

하루 전인 23일에는 산란계 8만5000마리를 사육한 충북 음성군 소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또 지난 18일에는 충남 보령시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10일에는 충남 천안시와 경기 안성시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각각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앞서 경기 평택과 화성 등지에서도 산란계 농장 고병원성 AI 사례가 발생했다.

초겨울 날씨를 보인 8일 경기 광주시 퇴촌면 경안천습지생태공원에서 겨울철새 큰고니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2025.12.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철새 133만수 '폭증'…방역당국은 '초긴장'

올겨울 철새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고, 고병원성 AI 혈청형도 세 가지로 다양화하면서 방역환경은 급격히 악화했다. 특히 야생조류 분변에서는 이례적으로 다양한 혈청형이 동시에 확인됐는데, 이런 사례도 처음이다.

농식품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겨울 철새는 지난달 기준 약 133만 수로, 한 달 전(63만수)보다 무려 111% 급증했다. 전월 대비 급증한 개체 수는 주요 철새도래지와 하천, 농장 주변 오염도를 빠르게 높이며 AI 확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야생조류 분변에서 처음으로 혈청형 3종류가 동시에 검출되면서 방역관리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방역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24일부터 '고병원성 AI 방역대응 특별 대응팀(TF)'을 구성, 매일 상황 점검회의를 하고 위험지역에 대한 현장점검을 진행 중이다.

중수본은 또 이날부터 추가 발생이 우려되는 경기·충남·충북·전북·세종 등 11개 시군을 위험지역으로 분류, 농식품부 과장급 등을 일제히 파견해 특별 점검을 추진한다.

특히 산란계 발생 위험이 높은 4개 지역(화성, 평택, 안성, 천안)의 방역지역(~10km) 내 산란계 농장에 대해서는 26일부터 일주일간 특별점검·관리에 나선다.

중수본은 올겨울 AI 바이러스는 예년보다 10배 높은 감염력을 지닌 만큼 방역관리에 더욱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전날 방역당국은 김정욱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 주재로 '긴급 방역 대책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방역 강화 대책을 내놨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