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사…"속도·시기는 유연하게 결정"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한국은행은 경기 하방 위험을 고려해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물가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 대내외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인하 속도는 유연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은은 25일 공개한 '202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기준금리는 향후 물가·성장 흐름 및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추가 인하여부 및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 근방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높아진 환율과 내수 회복세 등으로 상방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성장 측면에서는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통상환경, 반도체 경기, 내수 회복 속도 등을 둘러싼 상·하방 위험이 크다고 평가했다.

금융안정과 관련해서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리스크,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내년 통화신용정책의 주요 목표로는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제시했다.

한은은 "금융불균형 누증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산업 구조조정 추진, 주요국의 재정상황 등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도 잠재해 있다"며 "자산시장과 금융시스템에 대한 점검 및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하고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스템 점검을 위해서는 선행지표 개발과 금융기관 간 상호연계성을 반영한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 개선 등을 통해 금융 리스크의 조기 식별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나리오별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상시 점검·보완해 시장 불안 요인에 대비하고, 비은행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유동성 공급 모의훈련 등을 통해 시장 안정화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과 관련해서는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국내 외환부문의 경계감이 높아져 있는만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과도한 쏠림현상에 대해서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을 추진하는 한편, 비거주자 간 역외 원화 사용과 관련한 규제를 정비해 외국인 투자자의 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인가받은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개설한 원화계좌를 통해 역외에서 원화를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 개선도 지속 추진한다.

대외 충격에 대한 흡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역내 금융안전망 강화 논의에도 적극 참여한다. 한은은 만기가 도래하는 통화스왑의 연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BIS 글로벌 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국과 ASEAN+3 다자간 통화스왑 재원조달구조 개편 워킹그룹 공동의장국으로서 관련 논의에 주도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한은 대출제도 개선도 지속 추진한다. 유사시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긴급여신 지원체계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하고, 평시에도 대출채권을 적격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에 대한 유동성 공급 방안도 개선한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체계를 개편해 통화정책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확충할 방침이다.

정책 커뮤니케이션 개선을 통한 통화정책 유효성 제고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한은은 금융통화위원들의 대외 소통을 확대하는 한편, '3개월 내 조건부 금리 전망'의 운용 방안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제전망의 정확도 제고를 위해 사후 평가와 분석을 강화하고, 관련 결과를 외부에 공표할 계획이다.

국가 간 지급결제의 상호운영성을 높이기 위해 한은금융망에 국제금융전문표준(ISO 20022)을 도입하고, 디지털화폐와 예금 토큰 상용화를 위한 기반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 한강' 2차 실거래와 국고금 집행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국가 간 QR 결제 연계를 확대해 지급서비스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