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에 멈춘 성장 시계…'피지컬 AI'로 다시 돌린다
[피지컬AI, 한강의 기적2.0]③ 0% 성장 위기…'AI 로봇' 15대 프로젝트 가동
생산성 제고→성장률 반등→세수 확보…'재정 선순환' 마지막 골든타임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2026년 한국 경제는 '잠재성장률 추락'이라는 구조적 위기 앞에 서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일할 사람은 줄어들고, 기존 주력 산업들의 수출 활력마저 예전 같지 않다. 성장의 엔진이 차갑게 식어가며 사실상 '제로 성장' 시대가 코앞에 닥쳤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명확하다. 노동과 자본 투입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총요소생산성(TFP)'을 끌어올릴 유일한 대안은 인공지능(AI)뿐이라는 판단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강점인 제조업과 결합한 '피지컬 AI(Physical AI)'가 침체된 실물 경제를 다시 뛰게 할 심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기관들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하락 추세를 멈추지 못할 경우 2030년대에는 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생산가능인구가 급감하면서 '인구 보너스' 시대가 끝나고 부양 부담이 급증하는 '인구 오너스(Onus)'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를 상쇄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의 추격형 성장 모델은 한계에 다다랐고, 기술 격차 축소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단순히 열심히 일해서 성장을 일구던 시대는 지났다.
특히 자본과 노동의 투입량을 늘려 성장을 견인하던 방식은 인구 감소 시대에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경제 전문가들은 노동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못하면 한국 경제는 활력을 잃고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지금이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기 전 구조개혁을 이뤄낼 마지막 골든타임인 셈이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정부가 주목하는 해법은 '피지컬 AI'다. 오픈AI나 구글 등 빅테크가 장악한 거대언어모델(LLM)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생성형 AI 분야는 이미 글로벌 선두권과의 격차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프트웨어 대신 AI를 로봇이나 설비 등 실물에 적용해 물리적 움직임을 구현하는 피지컬 AI 분야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인프라와 통신망, 그리고 산업 현장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이를 AI와 결합하면 단순히 공장을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제조·물류·서비스 등 실물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노동 투입이 줄더라도 기술 혁신을 통해 '총요소생산성'을 제고해 전체 부가가치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한 포럼에서 "LLM에서는 실력이 되지 않지만 피지컬 AI는 한국이 해볼 만하다"며 "AI를 제조에 적용한다든지 기업이나 현실 생활에 접목하는 데는 기회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즉각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정부는 'AI 대전환 15대 선도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제조업 현장의 체질 개선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핵심은 'AI 자율제조'와 'AI 로봇'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500개 노후 공장을 AI가 공정을 통제·관리하는 자율제조 공장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람이 하던 단순 반복 작업이나 위험한 공정을 AI에게 맡겨 생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부족한 일손은 AI 로봇이 채운다. 정부는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산업 현장에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1만 대의 AI 로봇을 보급하기로 했다.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기술 개발과 물류 로봇 실증 사업에도 예산을 집중 투입해, 인구 감소가 가장 심각한 현장부터 무인화 수준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정부의 궁극적인 구상은 피지컬 AI를 통한 '성장과 세수의 선순환'이다. 피지컬 AI 도입으로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고, 이는 자연스럽게 법인세 등 세수 증대로 이어진다. 아울러 관련된 신산업이 창출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고 소득세 수입도 늘어나는 구조다.
이렇게 확보된 재정은 다시 고령화로 인해 급증하는 복지 비용을 충당하고, 미래 기술인 AI 인프라에 재투자되는 재원이 된다. 이는 늙어가는 경제 구조 속에서 빚(국채)을 내지 않고 재정 건전성을 지키면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한 시나리오다.
재경부 관계자는 "AI 대전환 시대는 우리 경제가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이며,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잠재성장률 반등을 목표로 범정부 차원의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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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피지컬 AI. 인공지능 로봇을 포함해 움직이는 AI를 뜻한다. 정교하게 설계된 피지컬 AI가 산업·생활 전반에 투입돼 경제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 자동화 공장부터 신약개발, 건설 등 활용범위에 한계가 없다. 경부 고속도로가 한강의 기적을 일궜듯 일하는 AI는 인구절벽·생산성 저하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낼 유력한 해법이다. 제조업(몸체)·반도체(두뇌)·통신(신경망) 삼박자를 갖춘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2.0' 성공 공식을 어떻게 써내려가야 할지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