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 43%가 서울"…역대급 쏠림에 악순환 경고한 한은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 비중 43.3% '역대 최고'…가계대출도 34% 집중
"매매 수요가 전세로 눌러앉아…임대차 시장도 불안"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수도권으로의 자산 쏠림 현상이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초양극화'가 가계 빚을 늘리고, 매수 심리를 자극해 임대차 시장까지 불안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23일 발행한 '2025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수도권은 상승 흐름을 지속하는 반면 비수도권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역 간 차별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11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3%로 집계됐다. 이는 '영끌' 열풍이 불었던 지난 2020년 8월 전고점(43.2%)을 넘어선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집값이 비싼 서울로 자산이 집중되다 보니 빚도 따라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예금취급기관 기준)에서 서울 지역 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9월 말 기준 34.2%까지 치솟았다.
한은은 이러한 차별화의 원인으로 '구조적 요인'을 지목했다.
한은은 "다주택자 규제 강화 이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해지며 서울 등 핵심 지역에 대한 매입 수요가 커졌다"며 "실제로 서울 주택에 대한 외지인의 원정 매입 비중이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인구 이동도 불을 지폈다.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층의 수도권 유입이 계속되면서 주택 수요 기반이 더욱 탄탄해졌다는 설명이다.
매매 시장의 과열이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설명회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매수를 고려하던 수요층이 '일단 전세로 살자'며 관망세로 돌아서 전세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 인하기에는 통상 집주인들이 낮아진 이자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월세를 올리는 경향이 있다"며 "여기에 전세 사기 여파로 인한 월세 선호 현상, 갭투자 규제에 따른 전세 공급 위축 등이 맞물려 임대차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심화로 정책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은은 "수도권은 주택 공급 확대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해 가격 상승 기대를 꺾는 한편, 대출 규제 등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투기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지방에 대해서는 "미분양 해소를 위한 세제 혜택 등 수요 진작책과 함께, 한계 건설사에 대한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지원해 부실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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