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저효과' 10월 생산 2.5%↓·68개월만 최대 감소…소비 3.5%↑(상보)

긴 추석 연휴·기저효과에 반도체 26.5%↓…43년 만에 최대 감소
건설기성 20.9%↓ 역대 최대폭 감소…"징검다리 연휴에 체감 더 길어"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2025.11.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전민 심서현 기자 = 긴 추석 연휴가 있었던 지난달 산업생산이 5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기저효과가 작용한 반도체 생산이 4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고, 건설투자는 역대 최대 감소율을 기록하는 등 생산·투자 지표가 일제히 고꾸라졌다.

반면 내수 대표 지표인 소비는 '추석 대목'과 정책 효과 등에 힘입어 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반등하며 대조를 이뤘다.

국가데이터처가 28일 발표한 '2025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농림어업 제외)는 112.9(2020년=100)로 전월 대비 2.5%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처음 확산하기 시작하며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던 2020년 2월(-2.9%)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4.0% 줄었다. 특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생산이 26.5%나 급감했다. 이는 1982년 10월(-33.3%) 이후 43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다만 정부는 이같은 수치 급락이 업황 부진이 아닌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최근 호황으로 생산이 크게 늘어왔고, 지난달 지수 수준이 역대 최대였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며 "분기 초에는 늘고 분기 말에는 줄어드는 계절적 특성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수 자체는 하락했지만, 가격 상승 흐름 등으로 미뤄볼 때 시장 자체는 견조한 호황"이라며 "수치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오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며 업황 자체는 좋다"고 부연했다.

건설 부문의 타격은 더 컸다.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20.9% 급감하며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7년 7월 이후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건축(-23.0%)과 토목(-15.1%) 공사 실적이 모두 곤두박질쳤다.

건설 수주(경상) 역시 주택 등 건축(-46.7%)과 기계설치 등 토목(-29.1%)에서 모두 줄어 전년 동월 대비 41.6% 감소했다.

정부는 건설업 부진의 원인으로 업황 악화와 더불어 10월의 특수한 '휴일 효과'를 꼽았다.

이 심의관은 "건설 업황 자체가 좋지 않았던 영향도 있지만, 10월에 긴 추석 연휴와 징검다리 연휴가 있었다"며 "명목상 조업일수보다 실제 공사 현장에서 쉬는 날이 더 길게 발생하면서 기성 실적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 역시 기계류(-12.2%)와 운송장비(-18.4%)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14.1% 감소했다.

반면 내수 지표인 소비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전월 대비 3.5% 증가했다. 이는 2023년 2월(6.1%) 이후 32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지난 8월(-2.4%)과 9월(-0.1%) 연속된 감소세에서도 벗어났다.

승용차 등 내구재(-4.9%) 판매는 줄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5.1%)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7.0%) 판매가 늘며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음식료품 판매는 전월 대비 12.6%나 급증했다.

이 심의관은 "내구재는 승용차 판매 감소와 영업일수 축소 영향으로 부진했지만, 준내구재와 비내구재는 추석 명절 효과와 정부의 소비 쿠폰 등 다양한 소비 진작 정책의 영향으로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겨울을 앞두고 의복 판매가 늘고 소비 심리가 개선된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0으로 전월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소매판매액지수 등은 증가했으나 건설기성액, 내수출하지수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향후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2.2로 전월과 같은 수준(보합)을 유지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