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잡자" 정부·한은·국민연금 첫 회동…환헤지 방안 등 논의
연금 자산 중 43.9%가 해외 자산…전략적 환헤지 등 요청 전망
외환 스와프 재연장 여부도 논의…연금 운용수익률 저하 우려도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이 달러·원 환율 안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첫 비공개 대책회의를 연다. 당국은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수시 협의를 이어가며 시장 상황에 대응할 방침이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한은·국민연금은 이날 비공개 회의를 열어 환율 안정 관련 대책을 논의한다.
지난 1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과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갖고 "국민연금 등 주요 수급 주체와 논의하겠다"고 밝힌 지 열흘 만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가 연간 수십조 원 규모에 달하는 만큼 해외 주식·채권 매입을 위한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환율을 밀어 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 자산 1322조원 중 43.9%(약 581조원)가 해외 자산이다.
정부는 국민연금에 전략적 환헤지 등을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적 환헤지는 환율이 미리 정한 기준보다 높아지면 보유한 달러 표시 해외 자산 10%를 매도하는 방식이다. 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 환율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한은과 국민연금의 외환 스와프 계약 연장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은과 국민연금은 올해 말까지 650억 달러 규모로 외환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었으나 올해 6~7월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 스와프는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해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반면 국민연금은 '수익성'을 원칙으로 한 기금 운용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 요청에 따라 환헤지를 환율 안정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국민 노후 자산의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환 스와프 계약 역시 미국 재무부가 우리나라를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면서 정부 투자기관의 환율 영향까지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바 있어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꼽힌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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