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빚 456조·연체액 3조 '역대 최대'…부채 리스크 확산 우려
상반기 개인사업자 은행 대출잔액 456.2조, 연체액 3.1조로 역대 최대
"내수침체로 연체율 증가…자영업자 부실, 중소·대기업까지 파급 우려"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들의 부채 부담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내수경기 침체의 가늠자인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액과 잔액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한국은행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조은희 의원실에 제출한 '업종별 개인사업자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평균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액은 3조 130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조 5250억 원)보다 약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출 잔액은 456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연체액은 국내 은행들이 제출한 업무 보고서에 기재된 연체 규모를 합산한 결과다. 이는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자영업자의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출 잔액은 사업자가 현재 보유한 전체 대출금의 규모이며, 연체액은 그중에서 만기가 지났거나 상환이 지연된 금액이다. 잔액이 늘면서 연체액도 함께 증가하는 흐름은 부채 부담이 직접적인 부실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연체액은 3조 2400억 원, 2분기는 3조 200억 원을 기록하며 두 분기 연속 3조 원대를 유지했다. 2분기에는 전분기보다 2200억 원 줄며 소폭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2조 6000억 원) 대비로는 여전히 16% 높았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이 74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5800억 원), 부동산업(4900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내수경기 둔화 여파로 소상공인 업종을 중심으로 연체 부담이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2분기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도 456조 2000억 원으로,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분기(455조 5000억 원)보다도 7000억 원 늘어난 액수다.
업종별 잔액을 보면 부동산업이 161조 5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체의 약 35%를 차지했다. 이어 제조업(70조 9000억 원), 도소매업(76조 9000억 원), 숙박·음식업(43조 2000억 원) 순이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상승과 관련해 "내수 경기가 침체하고 있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늘어나고 있다"며 "자영업자 부실이 중소기업, 대기업, 가계 순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소비쿠폰 정책에 대해서는 "11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소비가 늘 수 있지만 연쇄 효과가 없어 지속되기 어렵다"며 "건설 경기가 살아나면 가구, 목재, 시멘트 산업 등으로 파급 효과가 크지만, 소비쿠폰은 한 번 쓰면 끝이다. 또 재정을 풀어야 하는데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은희 의원은 "현금성 지원 등 세금에 의존한 단기 소비유도책만으로는, 누적된 자영업 부채와 신용위험에 근본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장기적인 상권 회복과 고정비 부담 완화 등 자영업 재기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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