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 美·中 의존 車·반도체 쏠림 심화…"산업·지역 다변화 시급"
정부, 뷰티산업 수출·국내 산업경쟁력 제고 연구용역 발주
美·中·아세안 수출이 전체의 절반 이상…반도체·자동차가 3분의 1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정부가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을 마무리했지만, 여전히 특정국과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전 세계가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중국 등 특정국에 대한 주요 품목의 높은 의존도는 향후 통상·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최근 기획재정부는 '뷰티서비스 수출 활성화를 위한 실태조사', 산업통상자원부는 '글로벌 경제질서 재편과 산업여건 변화 대응'을 위한 연구용역을 각각 발주했다.
기재부는 피부미용과 체형관리, 에스테틱 등 서비스 업종별 강점과 해외 규제를 살펴 수출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구를 토대로 규제 개선과 재정·세제·금융 지원 등으로 개선 방안을 제시해 관광과 의료기기, 바이오헬스 등 전후방 연관 산업과 연계해 수출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산업부는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기술패권 경쟁 심화 등 대외충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지역·기업 성장을 도모하고, 국내 산업경쟁력을 지속 높여 나가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산업 인프라 확충, 내수 창출 및 국내 생산 촉진, 무역구제 강화 등 국내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가 이 같은 연구용역을 발주한 배경에는 높은 무역 의존도 해소를 위해 신산업을 육성과 산업 구조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뷰티 등 유망산업을 발굴하는 단계"라며 "정책 연구용역 등을 통해 서비스산업 수출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서비스산업 육성 등 수출 다변화 방안 모색에 나선 것은 우리나라의 특정국 무역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난 1~10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 5793억 달러 중 미국·중국·아세안 등 3대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52.7%(3058억 달러)에 달했다.
반도체 1354억 달러, 자동차 596억 달러 등 두 품목이 전체 수출의 33%를 차지했다. 15대 주력 품목(4495억 달러)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5%에 달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자동차·반도체 등 소수 품목 중심의 대미 수출 확대와 대미 수출·대중 수입 의존도 심화가 외부 충격에 대한 경제 전반의 노출도를 키웠다고 평가했다.
특히 KDI는 이러한 구조가 미래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고, 국내 제조업의 생산과 고용이 악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노동시장이 타격을 입을 경우 제조업 비중이 높은 지방 경제의 쇠퇴와 인구 감소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다자협정 확대, 신흥시장 개척, 수출·수입 품목 다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송영관 KDI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중간재를 생산해 수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해외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최근 수출 트렌드가 소비재로 가고 있는 만큼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뷰티 등 바이오산업의 수출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아세안,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CPTPP 등의 다자협정 가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는 편중된 무역환경을 개선해야 하지만 단기간 내에 해결은 어려운 과제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개선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아프리카, 중남미 등 지역으로의 수출을 확대와 함께 바이오·인공지능(AI) 등에 대한 수출 확대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당분간은 유사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지금의 무역 상황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조선·방산·AI 등에 대한 수출을 늘릴 수 있도록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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