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둔화됐다지만…밥상 위 '한우·삼겹살'은 고공행진

한우 전년비 6.3%, 돼지고기 4.8% 상승…소비자 부담 지속
기재부 "소고기 공급 사이클에 맞춰 도축량 확대·할인 지원"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4% 오르며 한 달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0.4% 오르며 품목별로 상추 38.9%, 쌀 4.7%, 쇠고기 6.9%, 돼지고기 3.3%가 올랐다. 사진은 22일 서울 시내 한 마트에 소고기가 진열돼 있다. 2025.10.22/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내외의 기록하고 있지만, 밥상 물가는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소·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이 생산자 단계에서부터 상승세를 타며 소비자 가격에도 상방압력을 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5년 9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쇠고기 가격은 전월보다 6.9%, 전년 동월보다 9.8% 올랐다. 돼지고기 역시 한 달 전보다 3.3%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축산물 소매가격에 대한 상승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먹거리 물가의 오름세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도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 소·돼지고기 가격은 전년보다 각각 6.3%, 4.8% 올랐다.

전월인 8월에도 소고기는 6.6%, 돼지고기는 9.4% 올라 각각 2022년 1월과 7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한 바 있다.

같은 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지수(식료품·에너지 제외)는 8월 전년 대비 1.3%, 9월 2.0% 상승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축산물 가격 상승세는 전체 물가 안정 흐름과는 다른 궤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부도 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대응에 나섰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며 "축산물 생산자단체, 유통업체 등과 협업해 할인 행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28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한우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고, 11월에는 수육용 돼지고기 등을 대상으로 추가 할인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쇠고기 가격은 구조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가데이터처의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3분기 한우 사육 마릿수는 347만 8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도 사육 마릿수와 도축 마릿수가 한동안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9월호 축산관측-한육우'에 따르면 올해 한우 도축 마릿수는 92만 9000마리로, 전년(99만 마리) 대비 6.1% 줄어들 전망이다.

도축 마릿수는 내년 86만 5000마리, 2027년 82만 5000마리, 2028년 82만 마리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도축 마릿수가 줄어들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한우는 사육 기간이 길기 때문에 공급량의 사이클이 있다"며 "경락 품목 특성상 사이클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고기의 경우 지난해 역대급 공급으로 가격이 일시적으로 낮았던 만큼, 현재 수준은 평년 가격과는 큰 차이가 없다"며 "현재 소고기 공급이 줄어드는 국면임을 감안해 도축량 확대나 할인 지원을 통해 가격 안정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eohyun.shim@news1.kr